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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 피고인 하영옥(河永沃·36·무직)씨의 5차 공판에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주사파 운동권의 대부' 김영환(金永煥·36)씨는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자신의 독특한 사상을 피력하는가 하면 하씨와 설전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

김씨는 이날 공판에서 "민혁당은 처음부터 계급주의를 비롯한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했고 개인적으로는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며 "우리가 생각한 것은 계급을 초월한 전체 민중의 민족민주혁명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전과 달라진 것은 북한 정권이 우선적으로 민주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주체사상을 믿었을 뿐 김일성 주체사상을 믿지는 않았고 91년 북한에 간 이유도 김일성 등과 주체사상에 대해 토론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이번에는 하씨가 피고인 신문 기회를 이용, 20여분간 김씨와 설전을 벌였다.

하씨와 김씨는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생으로 1980년대부터 주사파 학생운동권의 대부로 이론적 동지사이였다.

하씨는 "증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 타도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주장했다는데 이건 '목숨으로 조직을 보위한다'는 민혁당 당헌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고 이에 대해 김씨는 "나는 (남한에서) 민족민주혁명을 하려고 했는데 실상을 알고보니 북한이 남한보다 몇십배 몇백배 더 반민족적이고 반민주적이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김씨는 더 나아가 "이젠 혁명하던 정신으로 더 반민주적인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려야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줄곧 자신있게 자신의 주장을 펴던 김씨도 "왜 국정원의 수사에 협조했느냐"는 하씨의 질문에는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증언을 마친 김씨는 하씨 가족과 대학생들을 의식한 듯 검찰 수사관들의 보호를 받으며 피고인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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