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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지식은 우리의 행동과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는 바로 이 지식이 쌓인 결과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때로 지식의 가치를 부정하고, 존립 근거를 위협한다. 흔들리는 지식은 기존의 사회에 크나큰 위험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함으로써 유럽의 권위 체계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다윈의 획기적인 저술 '종의 기원'이 발표되면서 진보의 개념이 생겼다.

영국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버크가 쓴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지호 펴냄)는 지식의 발달과정과 인류 역사의 흐름을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영국 BBC방송 등에서 과학.역사.시사물을 전문으로 제작해 명성을 떨친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그는 이 책에서 '지식혁명이 초래한 새로운 세계관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그에 따르면 세상은 늘 변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지식이 어떻게 변화했고, 그것이 또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으며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되짚어보고 있다. 저자는 세계를 변화하는 힘이 '지식'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변화의 순간이 있었다고 말한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단지 하나의 지식체계가 또 다른 하나의 지식체계로 바뀌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의학의 발전도 역시 그랬다. 이전까지 죄인 취급받던 정신질환자들이 이제는 병을 가진 '사람'으로 대우받게 된 것이다. 원근법의 발견과 인쇄술의 발명, 산업혁명, 다윈의 진화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는 뉴턴의 말처럼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까지 지나온 지식의 역사는 모두 예외가 아니다.

이렇듯 인간은 매번 우주의 모습을 달리 만들어 내며 다른 세계관에 적응해왔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리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불변의 진리와 계속되는 변화(지식혁명) 사이에서 결국 인간은 갈등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온 역사가 말해주듯 인간은 새로운 가치에 적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변하면 세계(우주)도 바뀐다. 모든 진리는 상대적"이라는게 버크의 주장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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