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의회 결성을 둘러싼 프로야구선수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간의 갈등의 골이 만만찮다. 선수들은 구단의 횡포를 막고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수협의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에 맞서 KBO측은 모든 구단이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 선수들이 협의회를 구성, 자기 권익주장에만 매달려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실상 지난해 우리나라 구단들은 현대가 110억원 적자 기록한 것을 선두로 삼성(87억), 한화(78억) 등 8개구단 모두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만큼 프로야구가 제 자리를 찾지못한 현시점에 선수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해서야 되겠느냐는것이 구단측의 주장. 그러나 협의회쪽 선수들의 주장도 일리가 없지 않다. 우선 500여명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4천만원선 인데다 최하 1천만원수준의 선수들도 수두룩 하다. 게다가 선수 수명이 35세를 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몇몇 스타급 선수를 제외하면 이 정도의 임금(?) 수준으로는 생계비가 안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KBO가 '자유계약 선수를 받아들이는 팀은 그 선수의 전 소속구단에게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토록'한것은 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규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중에는 선수협의회측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은것 같다. 현실적으로 구단측이 적자 운영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이해되지만 광고 효과 등 PR면에서 소속 그룹이 얻고 있는 홍보 효과는 연간 수백억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승엽이 최다 홈런 행진을 50일간 기록하면서 구단과 삼성그룹이 얻은 유무형의 이익은 1천억원을 훨씬 넘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런만큼 KBO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들의 주장을 부분적이나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와중에 새천년민주당의 관광체육담당 전문위원들이 선수협의회 설립을 준비단계에서부터 도왔다는 사실은 자칫 이 문제가 앞으로 더욱 복잡하게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미 한나라당마저 이 문제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있는만큼 자칫 자율해결이 안될때는 정치인들이 끼여들까 걱정인 것이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한 나머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내편 네편 따지다 판을 깨기 십상'이라면 지나친 얘기일까. 구단과 선수들이 한걸음씩 물러서서 명예롭게 타협,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백구의 향연이 펼쳐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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