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신문 대입논술-32차 문제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역사적 존재로서의 개인이 갖추어야 할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은?지금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삶의 가치 설정과 그에 맞는 새로운 삶의 태도 및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때이다. 다음 제시문은 루신의 '아큐정전' 중의 일부이다. 여기에 나타나는 아큐의 삶의 방식을 역사적 존재로서의 인간으로 일반화하여 비판하고 새 세기를 맞이하면서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삶의 태도 및 방식을 제시해 보시오.

아큐가 '옛날에는 잘 살았고', 견식도 높고, 게다가 '정말 일꾼'이니 본래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만 하지만, 가련하게도 그에겐 약간의 신체상의 결점이 있었다.사람들에게 가장 놀림을 받는 것은 그의 머리에 언제 생겼는지 모르는 부스럼 자국이 몇 군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큐의 생각에도 비록 그의 몸에 생긴 것이기는 하나 자랑스럽게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곧 '부스럼'이라는 말뿐 아니라, '부스럼 자국'과 비슷한 발음의 말조차 꺼려했으며, 그것이 점점 더 확대되어 '빛나다'라는 말도, '밝다'라는 말도 금기로 삼았고 더 나아가서 '등불'이라든가 '촛불'이라는 말까지 금기시하는 것이었다. 그 금기를 범하는 자가 있으면 고의든 아니든 아큐는 부스럼 자국까지 붉혀가며 화를 내었다. 상대를 어림쳐 봐서 말솜씨가 좋지 않은 놈이면 욕을 퍼붓고, 힘이 약한 놈이면 두들겨주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아큐가 당할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그는 차츰 방침을 바꾸어 대개는 화난 눈으로 노려보기로 했다.

아큐가 '노려보기 주의'를 채택한 뒤로 미장의 건달들이 더욱더 그를 놀려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만나기만 하면 짐짓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이구, 밝아졌다!" 그러면 아큐는 틀림없이 성을 내고 노려보았다. "여기 원래 보안등이 있었군 그래" 그러나 그들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큐는 할 수 없이, 따로 보복할 말을 생각해 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네깟 놈들과는 상대도 안 돼..." 이 때 그는 마치 자신의 머리에 있는 것은 고상하고 영광스러운 부스럼자국이지, 평범한 부스럼자국이 아닌 것처럼 굴었다. 건달들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를 계속 놀려 대어 마침내 치고받는 싸움이 된다. 그러나 아큐는 형식상으로는 패배한다. 놈들은 노란 변발을 낚아채고, 벽에 퍽퍽 그의 머리를 너댓 번 짓찧는다. 건달들은 그러고 나서야 만족하여 의기 양양해 돌아간다. 아큐는 잠시 동안 우두커니 서서 "내가 자식놈에게 얻어맞은 걸로 치지. 요즘 세상은 돼먹지 않았어...."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는 그도 만족해서 의기양양해 가버린다.

아큐는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나중에 하나하나 말해 버린다. 그래서 아큐를 곯려 주는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 이러한 정신적 승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엇다. 그 후로는 놈들이 그의 노란 변발을 낚아챌 때는 먼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큐! 이것은 자식이 애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야. 네 입으로 말해 봐!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라고" 아큐는 양손으로 변발의 머리꼭지를 잡고, 머리를 비틀며 말했다. "벌레를 치는 거야! 됐어? 나는 벌레야 ...이래도 놓지 않겠어?" 벌레라고 했건만 건달들은 결코 놓아주지 않는다. 늘 하던 대로 가까운 데 아무 데나 대고 퍽퍽 대여섯 번 머리를 찧고 나서야 만족하여 의기 양양해 돌아가는 것이었다. 놈들은 이번에야말로 아큐도 혼이 났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10초도 지나지 않아 아큐는 역시 만족하여 의기양양해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그야말로 자신을 경멸할 수 있는 제1인자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자신을 경멸할 수 있다'는 말을 생략하면 남는 것은 '제1인자'라는 말이다. 장원급제한 사람도 '제1인자'가 아닌가? "네까짓 것들이 다 뭐냐?" 아큐는 이러한 갖가지 묘수로 원수들을 굴복시킨 다음 유쾌하게 술집으로 달려가서 술을 몇 잔 마시는 것이었다. 루쉰,'아큐정전' 중에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