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대에 전세계 공업 생산의 40%를 차지했던 영국. 그러던 영국의 공업 비중이 그 50여년 후인 1914년엔 왜 14%로 떨어졌던가? 단순히 미국.독일 등 후발 공업화 국가들의 부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자체로 결함을 드러냈던 것인가?
세계 경제가 요동을 계속하고 우리도 IMF사태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조차 과연 우리 경제는 제대로 길을 잡아 가고 있는 것인지, 반추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 지역에서만 보더라도, 경제의 주도권은 에스파냐(16세기)에서 네덜란드(17세기)로 옮겼다가, 다시 영국(18세기) 미국 등으로 이전해 다녔다. 또 20세기엔 일본이 세계적 부국으로 떠올랐다가는 다시 미국에 추월 당했다. 21세기엔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리라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이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국내 서양사 학계에서는 드물게 오랫동안 영국의 경제사를 전공해 온 광주대 이영석 교수가 '다시 돌아 본 자본의 시대'(소나무 펴냄)를 냈다. 온전히 새로 쓴 책은 아니고, 주로 1990년대 후반에 쓴 11편의 논문을 맥락에 따라 계열화했다. 물론 전문 학술서적. 그러나 갖가지 구체적 사례들에 바탕하는 영국 현지의 다양한 연구를 접할 수 있어, 일반 교양인들도 조금 고생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전체 11장으로 이뤄진 이 책에는 산업혁명에 관한 내용이 5장을 차지했다. 산업혁명이 혁명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심화됐을 뿐이라는 근래의 새로운 수정주의적 시각이 소개되고, 그 시대에 공장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해되고 실제는 어떠했는지 등이 다뤄졌다.
산업혁명 시작으로부터 약 100년 후 쯤으로 보면 될 듯 싶은 1870년대 이후의 영국 경제 쇠퇴 문제를 다루는 일에도 2장이 할애돼 있다. 기업가 실패설, 문화적 실패설, 자본 문제설 등이 흥미롭다.
산업화의 상징이기도 한 '공장화'는 필연적으로 노동의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것. 마르크스나 엥겔스 등이 연구하고 바탕 삼아 자신의 이론을 만들어 낸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이 문제를 4장에 걸쳐 연찬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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