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툇마루-준비된 정치인

요즘 '왕과 비'라는 주말 사극에서는 연산군의 생모 폐비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역사는 공공선(公共善)보다는 사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위정자들에 의해 오욕으로 점철되어 왔다. 온갖 명분을 동원해 자신의 원한이나 이익에 따라 공적 문제를 처리한 정치인들 때문에 숱한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연산군과 같은 한풀이 정치를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흔히 말하기를, 정치인은 정권야욕을 감추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국태민안과 국리민복을 위한 정책 시행을 위해 정치의 길로 나섰다는 기본 전제가 바탕이 될 경우에 한정되는 얘기이다.

오늘날 시민사회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의 취지는 올바른 정치문화의 풍토조성에 있다. 진정한 선거혁명은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정치인을 선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오로지 당선 목적만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입후보자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준비된 정치인은 우리 유권자가 사람 볼 줄 아는 안목을 갖고 깨어 있을 때 발견되는 것이다. 선거철은 평소에 열정을 다하여 공익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인정해 주는 축제기간이었으면 한다.

김 규 원 경북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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