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목화를 보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물 먹는 소 목덜미에할머니 손이 얹혀 있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묵화(墨畵), 김종삼-

매일 아침 나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얻게 되는 작은 기쁨이 하나 있다. 그것은 모 경제신문에 실리는 시를 읽는 일이다. 원로 시인의 작은 해설을 곁들여 소개되는 그리 길지도 않은 시 한 편을 아침마다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보니 바쁠 땐 정작 뒤에 이어지는 딱딱한 경제기사는 읽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어도 2면 좌측 상단에 위치한 시 읽기를 포기하는 법은 없다.

위에 인용한 시 또한 작년 연말 어느쯤인가 소개된 작품인데 하도 인상깊어 보관해둔 것이다. 말 그대로 한 폭의 묵화와도 같은 이 시를 가장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 적막하다고'라는 마지막 대목으로, 삭막한 세상살이를 훈훈하게 덥히는 시라고 소개하는 시인의 짧은 해설이 오히려 더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국부(國富)도 잃어버리고, 직장도 잃어버리고, 보증이다 뭐다해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 잃어버렸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런 것들을 다시 찾고 회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낙관적으로 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 정작 회복하기 어려운 것은 상실해 버린 인간성과 삶에 대한 여유가 아닐까.

환율이다, 금리다, 주식이다 하는 것들이 우리 삶의 일상으로 들어오다 보니 오늘도 경제신문을 뒤적인다마는 오히려 한 쪽 모퉁이에 오도마니 앉아 있는 한 편의 시가 메마른 마음에 위안을 주고 있다. 권오상.변호사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와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음에도 일부 주유소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가격 변동을 ...
한 네티즌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20개 쌓여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며 택배 기사와 소비자 간 배려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