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일동포 100년-(19)아시안 게임 응원

제12회 아시안 게임이 1994년 10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에서 열렸다. 개최지역이 원폭 피폭지였으므로 한국인의 억울한 피해도 부각되는 등 재일동포들에게는 의미깊은 행사로 열리게 됐다.

민단은 '한국선수단 재일한국인 후원회'를 발족하고 이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에 대해 적극적으로 후원키로 활동방침으로 정했다.

대회기간 중 일본 전국에서 모인 동포들은 손에 손에 태극기를 쥐고 한국선수단을 응원했다. 공항 선수단 도착 환영, 개폐회식 참가, 각 경기장 응원, 홍보활동, 선수단에 대한 각종 편의 제공 등 다방면에 걸쳐서 실시됐다.

조총련측에서는 소속된 사람들에게 한국선수단의 응원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실제로는 친적들을 만나는 등 많은 교류가 있었고 응원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총련계이며 원폭 피해자인 주모씨는 한국팀의 통역으로 자원봉사자로 활동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조총련계 학생들은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당부하며 '남조선 선수들, 금메달 많이 받아주세요. 우리들은 응원하고 있읍니다'라는 내용의 격려 편지들을 선수촌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각 언론을 통해 일본 전국으로 알려져 재일동포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

특히 황영조 선수가 출전한 마라톤 경기에서는 3천여명의 동포들이 전 경기 구간 요소요소에 대규모 응원단을 배치시켜 황선수를 응원했다. 금메달을 따낸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이번 마라톤 코스는 상당히 힘들었으나 연도에서 열심히 응원해준 재일동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일동포들에 의한 적극적인 지원과 민단 히로시마 본부의 노력, 재일동포 2세 청년들의 열렬한 봉사활동에 힘입어 한국선수단은 큰 성과를 올리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전 경기 일정 동안 계속된 재일동포들의 노력은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 유치 결정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종합 2위를 목표로 700여명의 선수.임원단을 파견했던 한국은 일본을 누르고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귀국 환영식에서 한국선수단의 박상하 단장은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목표를 달성한 것은 재일동포들이 성원해 준 덕분"이라고 밝혔다. 朴淳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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