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동네 아파트에 아들 친구가 산다. 친구집의 통로를 지키시는 경비 아저씨에 대해 아들 녀석이 옮기는 말을 들었다. 그 경비 아저씨는 방문객이 누구든지간에 이름과 연락처를 장부에 적어 둔다는 것이다. 일일이 모든 방문객에 대해 방문목적을 묻고 방문시간까지 기입하는데, 그 장부만 해도 벌써 몇권 째라고 했다. 유별나게 까다로운 절차를 밟으니 방문객들은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입주민들도 여러차례 경비 아저씨에게 대충 할 것을 말해 주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상한 경비 아저씨라면서 해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우리 나라는 자기 직무에 충실한 사람이 인정받을 수 없는 곳인가 보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치고 배우지만, 현실은 적당히 눈치껏 사는 사람이 잘 나가는 세상인 것이다.
수만은 일본인을 울린 영화 '철도원'을 보았는데,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신당 만들기에 분주한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감상하기를 권한다.
김규원 경북대교수.사회학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차문 닫다 운전석 총기 격발 정황"... 해병대 사망 사고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