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동네 아파트에 아들 친구가 산다. 친구집의 통로를 지키시는 경비 아저씨에 대해 아들 녀석이 옮기는 말을 들었다. 그 경비 아저씨는 방문객이 누구든지간에 이름과 연락처를 장부에 적어 둔다는 것이다. 일일이 모든 방문객에 대해 방문목적을 묻고 방문시간까지 기입하는데, 그 장부만 해도 벌써 몇권 째라고 했다. 유별나게 까다로운 절차를 밟으니 방문객들은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입주민들도 여러차례 경비 아저씨에게 대충 할 것을 말해 주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상한 경비 아저씨라면서 해고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우리 나라는 자기 직무에 충실한 사람이 인정받을 수 없는 곳인가 보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치고 배우지만, 현실은 적당히 눈치껏 사는 사람이 잘 나가는 세상인 것이다.
수만은 일본인을 울린 영화 '철도원'을 보았는데,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신당 만들기에 분주한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감상하기를 권한다.
김규원 경북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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