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상의회장 선거 '혼탁'

장기간 지속돼 온 대구지역 경제계의 반목과 갈등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구상의회장 선거를 계기로 더욱 노골화 되고 있다.

이로인해 민간의 힘을 모아야 할 '밀라노 프로젝트' 등 각종 경제 현안들에 대해 업계가 단합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대구시 및 중앙정부가 업계를 불신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 섬유업계의 경우 제직, 염색 분야에 잠복해 있던 갈등이 이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퍼져 있는 상황.

오는 상의회장 선거에 입후보 하려는 측과 이를 극력 저지하려는 측은 연일 이전투구를 벌이는 중이다. 서대구공단에 있는 한 섬유인은 "3년전 상의회장 선거보다 더 표 쟁탈전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섬유인은 "임가공에 주력하자니 한쪽에 서야겠는데 안정적 원사 공급 및 그동안의 안면을 생각하면 다른 쪽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문희갑 대구시장은 상공인들이 밀라노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야 된다고 주문했으나 대부분의 섬유인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올해 및 내년 민자 출연분 15억원도 현금으로 내야 하지만 제대로 내겠다는 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비단 섬유업계 뿐만 아니다. 한 유력 경제인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특정 인사의 당선은 막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종은 일반 건설업 뿐만 아니라 전문건설업체들까지 편가르기가 한창이다. 밀린 회비를 대납해주고 장기 거래를 약속해주는 바람에 지난 선거 때 반대편에 섰던 사람이 이번에는 또다른 편에 서는 현상이 자주 눈에 띈다.

40대 초반의 한 건설업자는 "지역의 대형 주택회사 두곳에서 서로 표를 달라고 해 외유라도 나갔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제계 상당수 인사들은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인 가운데 상의 회장이 추대돼 만신창이가 된 지역 경제계를 추스르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崔正岩.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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