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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강명진-원불교 경주교당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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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몇 분 교무님들과 한가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남원·구례를 지나 부산으로 오는 국도, 이 길을 오갈 때면 저 곳을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 마음으로 몇 번이고 들린 매화마을. 강을 사이에 두고 전라도·경상도 이름한 땅. 한 평생을 매화에 바친 홍쌍리 여사의 매화농장으로 유명한 곳, 광양군 다압면(多鴨面).

강줄기를 따라 한참을 가니 조용히 앉아 있는 한 농가를, 인연 있는 분의 인도로 찾게 되었다.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는 검게 그을린 중년의 부부 모습이 고향의 부모님을 만나게 한다. 매화 향기를 따라 산에 오르는 길 여기 저기서 생명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냉이·쑥·민들레·두릅들이 침묵의 대지에서 하나 둘씩 제 모습을 드러내고, 앙상한 가지마다에 피어난 노란 산수유꽃··. 이 생명들은 모양·키·색깔·꽃 모두 다르나 서로 다툼 없이 그대로 조화를 이루며 농장의 봄을 장식하고 있다.

이 대자연의 조화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천지에는 도와 덕이 있으니 천지의 도가 운행됨에 따라 천지의 덕이 나타난다'고 정전(원불교 교전)에 밝혀주셨다. 만물은 천지의 운행하는 도에 순응하며 때를 따라 모습을 나타냈다 감추었다 할 뿐이다. 그러기에 자연의 앞에서는 왠지 고개가 숙여지고 부끄러워지는가 보다.

만 생령 중 최고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니 나의 모습이 아주 작게만 느껴진다. 상대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부정하고 외면하며 때로는 혹독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지고, 조그마한 일을 해놓고 알아주길 바라고 그것이 외면되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투정부리고··.

매화는 향기와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주건만 나에게 무엇을 바라지도 상(相)을 내지도 않으며, 키가 작은 민들레는 키가 큰 두릅나무에게 불평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예쁜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 함께 살아갈 사회, 서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만물의 주인으로 다시 자리잡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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