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대구·경북지역 선거전 양상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버티기와 비 한나라당의 뒤집기.
내심 싹쓸이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선거전 '변수' 발생을 최소화하고 현 상태로 무사히 보름이 지나가기 만을 바라고 있다. 자연히 선거전략도 소극적이다. 반면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기타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보름의 시간은 너무 짧다.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녀도 좀처럼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나라
역대 지역선거에서 조직력과 자금력에서 막강 파워를 과시해 온 한나라당(과거 민정·민자·신한국당)이 완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운전에 비유하자면 '준법·안전운행'이다. 안전벨트도 매고 제한속도도 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후보자들에게 공명선거를 강조한다. 정치와 선거문화 혁명을 선도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기는 선거에서 무리하지 말라는 뜻에서다. 시·도지부도 전략지역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몸조심'을 당부하기에 바쁘다. 선거법을 '다소' 위반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과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작전상의 공명인 셈이다.
때문인지 인신공격성에 가까운 어지간한 타 진영의 공세에도 대꾸조차 않는다. 괜히 맞받아쳤다가 전면전에 휘말리면 손해라는 생각에서다.
또 대구와 경북지역 정당연설회의 구체적 일정도 확정 않고 있다. 4월 5,6일이라는 날짜만 잡혀 있을 뿐 장소와 시간, 규모 등 세부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후보 개개인들도 절반 이상이 개인유세 세부일정을 잡지 않았다. 강행군 후보는 손에 꼽을 정도. 언론에 못 비쳐서 안달이던 과거와 달리 관심권에서 벗어나길 바랄 정도다. "다른 데도 많은데 왜 우리가 관심 대상이냐"고 '무관심'을 요청할 정도다.
예전 같으면 16일 운동기간 동안 1박2일짜리 투어 톱2(교정)두세 차례 정도는 있을 법 한 이회창 총재의 지원유세도 단 한차례에 그칠 전망이다. 그것도 강원도와 반나절을 나누는 일정이다.
대구의 경우 선거 막판 대세를 가르거나 뒤집기를 위한 '승부수'로 치르던 신천변 대규모 유세는 계획조차 없다. 으레 따르는 인원과 자금부담을 덜기 위함이다. 경북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력 지원은 접전이 예상되는 2, 3곳에 한정되고 있다. 각 지구당마다 파견되던 중앙당 사무처 요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청이 없기 때문이다. 외부 지원이 없어도 괜찮다는 판단에서다.
李東寬기자
◈비한나라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은 한나라당 쪽으로 치닫고 있는 지역 판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3당은 한나라당을 주적으로 겨냥, 각종 쟁점을 부각시키거나 흠집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경우 각종 유세전을 통해 "지역 발전을 위해선 여당 의원이 당선돼야 한다"고 역설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가 침체상황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쟁에만 몰두, 이를 방치해 왔기 때문"이란 식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판세가 갈수록 지역개발·인물론 보다는 반 DJ정서 쪽으로 치닫고 있어 난감해 하고 있다.
민주당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각종 TV 토론회를 적극 활용, 50%선인 부동층 흡수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여당 지지성향이 높은 젊은 층의 투표율 제고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자민련의 경우 "한나라당은 IMF 경제위기를 초래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든 당"이란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지역내 반 YS정서에 호소하고 있으나 아직 역부족인 형편. 김영호 시지부처장은"한나라당에서 출마한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한나라당을 찍겠다는 게 지역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지역정서를 업고 있으나 결코 TK 정당이 될 수 없다"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민국당 김윤환 최고위원을 탈락시킨 공천 파동 등을 거론하면서 "이회창 총재 1인의 정당일 수는 있으나 지역 이익을 대변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한 여야 4 당중 유일한 정통 보수야당임을 부각시킴으로써 보수 유권자들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민국당은 영남정권 재창출론과 이 총재 대선후보 불가론을 무기로 구미(김윤환) 칠곡(이수성) 포항(허화평) 등을 삼각 벨트화, 지역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반향을 얻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 측의 반대로 무산된 지역 선대위원장들간의 TV토론회 개최를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나라당을 겨냥한 쟁점들을 부각시켜 한나라당 바람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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