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유카드 '있는게 득' '없어도 돼'

주유금액이 일정액이 넘을 경우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귀가 솔깃해지는 정유사들의 주유카드 판촉경쟁이 치열하다. 상당수 운전자들은 막연히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 주유카드의 허와 실을 따져본다.

◆서비스

1천점마다 포인트 5점을 주는 'SK엔크린 보너스카드'는 3회이상 주유하면 최고 1천만원을 보상하는 교통재해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준다. 5천점을 넘으면 각종 사은품을 주는 것은 기본. 2만점 이상 적립된 포인트는 현금처럼 쓸 수 있고 10만점을 넘으면 일정액의 현금을 돌려주는 '캐쉬백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다른 업종과도 제휴, 이들 업소를 이용할 경우 포인트 적립혜택을 준다.

LG정유의 '시그마6 보너스카드'에 가입하면 3회이상 주유시 시내전화, PCS 무료통화 등의 혜택을 준다. 1천원당 1포인트(경유는 500원당 1포인트)를 적립, 5천점이 넘으면 엔진오일 무료교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LG카드와 연계해 ℓ당 20원씩 할인해준다.

가입후 한 번만 주유하면 1억이상 보상하는 교통상해보험에 무료 가입해주는 현대오일뱅크 '트리니티카드'의 포인트 적립은 1천원당 5점으로 5천점이 넘으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유금액의 2%를 적립, 2만원 이상이면 결제금액에서 공제해준다. 쌍용정유는 삼성, 하나비자카드와 연계해 ℓ당 20원씩 할인해준다.

◆문제점

정유사마다 손에 잡힐 듯한 혜택을 내놓으며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이중에는 현실과 거리가 먼 서비스도 상당수에 달한다. 1천800cc 쏘나타Ⅲ를 몰고 있는 직장인 이모(38)씨가 지출하는 한 달 기름값은 20여만원. 이씨가 주유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계산해보면 주유카드의 허실은 분명해진다.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엔크린 보너스카드'. 연간 240만원어치의 기름을 넣는 이씨가 한 해동안 적립할 수 있는 포인트는 1만2천점. 이중 연회비로 3천점이 자동 공제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 해 9천점정도를 모을 수 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2만점에 도달하려면 2년이상,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10만점에 도달하려면 무려 11년이상을 이용해야하므로 정유사가 내건 서비스는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주유금액 1천원당 1포인트를 부여하는 LG정유 역시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포인트인 5천점을 모으려면 적어도 2년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포인트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다.

각종 각종 신용카드와 제휴해 포인트 적립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대목. 이중에는 연회비를 내야하는 경우가 많아 포인트 혜택만 보고 무조건 가입했다 오히려 포인트 혜택보다 더 큰 연회비를 부담해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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