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상무성 보고서 '디지털 이코노미'

세계 각국의 증권시장은 최근 미국 증시의 대폭락이 몰고온 연쇄적인 붕괴로 '블랙 먼데이'로 불릴만큼 거의 공황상태다. 첨단 기술주의 거품론이 크게 부각되면서 투매현상마저 빚어져 디지털 이코노미로 대변되는 '신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기간에 달아오른 인터넷 경제의 '거품'이 글로벌 경제의 초강대국 미국을 휘청거리게 만들면서 디지털 경제혁명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엄청난 충격과 혼란의 와중에도 "세계 경제는 어차피 첨단기술이 뒷받침하는 신경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상무성 전자상거래국이 1998년, 99년 두차례에 걸쳐 발표한 디지털 경제보고서 '디지털 이코노미'(신동기 옮김,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는 신경제의 향배를 면밀히 분석하고 예측해 향후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노동자 등 전국민에게 현재 진행중인 디지털 경제혁명을 명확히 이해시키는 것이 이 보고서의 목적이다. 달리 말하자면 디지털 경제에 대한 종합건강진단서인 셈이다. 디지털 경제의 실체를 함께 공유하고, 향후 미국이 경제초강대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이 보고서의 숨은 취지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속시원하게 대답해주지 못한다. 전문가들조차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예상치 못한 성장"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의 성장에 따른 정보기술(IT)의 발전이 단순한 호황 이상의 경제 번영을 이룩하고 있다며 들떠 있다.

어떻든 이 책은 디지털 이코노미의 핵심으로 '전자상거래'를 지목한다. 온라인 서점, 가상쇼핑몰, 인터넷 주식거래 등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생활 깊숙이 들어온 디지털 비즈니스의 실체를 분석하고, 인터넷을 통한 경제활동이 얼마만한 규모인지, 어떤 방식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았다. 기업간(B to B)거래, 유통·배송, 소비자 서비스, 노동시장 등 디지털 경제의 현 실태를 짚어보고,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디지털 경제에 관해 체계적인 밑그림을 제공한다. 부록에 소개한 아메리카 온라인, 시스코 시스템스, 인텔 등 30개의 미국 최첨단 정보기술기업은 성공한 기업모델을 제공하는 동시에 신경제에 있어 미국의 경쟁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미 상무성 경제현상담당 차관 R. 샤피로는 서문에서 "인터넷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완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은 현시점에서 불가능하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IT와 전자상거래가 오랫동안 경제를 이끌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민간과 정부가 해야할 과제를 제시했다.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예측가능한 시장 지향의 법적 기틀을 마련하고,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만들어야 하며, 새로운 디지털 이코노미의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학생과 노동자에게 가르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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