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상호신용금고 증자 열풍

정부의 상호신용금고 구조조정 촉진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상호신용금고들이 최근 총 2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서는 등 치열한 살아남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지역 신용금고들에 따르면 대구·경북 19개 금고 상당수가 10억원에서 50억원에 이르기까지 수십억원을 증자했거나 증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백금고가 6월이내 40억원을 증자하기로 했으며 동아금고는 모기업인 화성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대로 10억원 이상을 증자할 계획이다. 조일금고도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신우금고, 대구금고, 수평금고는 이미 지난 연말 및 올봄 각각 20억~30억원씩을 증자했다. 특히 대구금고는 가을쯤 50억원 정도의 추가 증자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10월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유니온금고와 갑을금고, 아진금고 등은 별도의 증자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경북지역 10개 금고중에선 신흥금고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포항금고가 45억원을 증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고들이 증자에 나선 것은 6월 결산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4%를 충족시켜 올해내로 예상되는 구조조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필요 때문. BIS 기준치에 미달될 경우 인수·합병협상에서 제외돼 일방적으로 합병되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될 공산이 크다.

대구·경북 각 금고들은 지금도 BIS 자기자본비율을 넘어선 상태이지만 증자를 통해 6월 결산시 있을지도 모를 결손에 대비한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영업중인 전국 175개 금고중 30%가 넘는 55개 금고가 지난해말 기준 BIS 비율 4%미만이거나 무수익여신이 자기자본의 두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을 인수·합병하는 우량금고에게는 예금보험공사가 저리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채 발행, 영업구역 및 점포신설 제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금고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고 한 관계자는 "정부의 활성화 방안과 함께 6월 결산결과가 나오면 잠복상태인 금고 인수·합병 논의가 본격 이뤄질 것"이라며 "금고들이 이에 대비해 증자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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