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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능 등급제 부작용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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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0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총점제를 폐지하고 9등급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대학 서열화 현상을 무너뜨리고 성적 일변도의 입시 환경을 특기·적성 위주로 바꿔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같이 등급제가 시행되면 수능 총점에 따른 석차 대신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점수, 특기사항 등의 반영 비중이 커져 암기 위주의 교육이 창의성과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상화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앞으로 나란히'에서 '좌우로 나란히'식으로 전형 방법이 바뀌는 데는 적지 않은 문제점도 따를 수 있다. 우선 수능의 변별력이 더욱 약화되는 데다 수험생들은 전체 석차를 알 수 없어 큰 혼란이 예상되며, 등급 경쟁은 오히려 입시 과열을 부를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공정성을 평가받지 못해온 대학들인 만큼 입시전형에서 수험생의 특기나 면접 점수에 대한 처리가 객관화되지 못할 경우 학부모와 학생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내신 중심이 되는 수행평가나 봉사활동 평가마저 엉망으로 이뤄진다면 대학들은 어떤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되고, 학생들과 진학지도 역시 마찬가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마다 천차만별인 입학전형으로 합격·불합격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게 될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새 대입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평가 기준을 치밀하게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험 점수로 객관화되지 않는 전형 요소들이 많이 반영되는 데 따른 공정성 시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지난 30년 가까이 유지돼온 평준화 정책은 입시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는 대원칙이 지켜졌기 때문이다. '교육 기회 균등'이라는 강점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새 대입제도는 너무 이론에 치우쳐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한다. 게다가 수능시험 시기가 종전과 같이 11월일 경우 다단계전형을 실시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 고교들의 성적 부풀리기를 가려내기 어려워 전형자료의 신뢰성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입시제도는 우리 사회에 '불신'의 대명사처럼 돼 있다. 교육 당국과 대학들은 이같은 문제점들을 치밀하게 점검하고, 부정적인 요소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 아울러 특별전형을 겨냥한 특별과외, 치맛바람 등의 부작용에도 철저히 대비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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