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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이정호(대구대 교수·건축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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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큼 명함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도 드물다. 처음 만나 인사와 함께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이 하나의 예의처럼 되어버려서 혹시 준비되지 못했을 때는 사과를 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근래 와서 명함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 누구인지를 알리는 기본적인 기능 뿐만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이나 색을 사용하여 개성을 표현하고 때로는 신분과 직책을 은근히 과시하기도 한다. 비록 그 크기는 작지만 자기 PR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명함은 이처럼 자신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것이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건물에도 사람의 명함격인 간판이 있어서 건물의 고유한 성격과 기능을 시각적으로 보다 빨리 눈에 띄게 하여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필수적인 것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도시만들기에 관심을 가진 뜻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건물의 기능이나 사용에 도움을 주어야할 간판이 마구 설치돼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치는 요소가 되고 있는 현상이다. 내가 만난 외국인들이 언제나 의아해 하는,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의 하나는 왜 간판이 그토록 강렬한 색으로 크고 복잡하게 되어야 하며 또 국제화시대에 왜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인색한가에 대해서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간판의 글씨체와 크기 및 색채를 최소한 약시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기준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보행로의 돌출광고물에 대해서도 크기와 위치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 간판은 건물의 얼굴이며 문화수준의 척도로서 기능성 못지 않게 심미성 또한 중요하다. 가장 자연의 색에 가까운 색이 단청색이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처럼 간판의 색을 재고해 보자. 외국인을 위해 굳이 영어를 쓰지 않더라도 만국공용부호인 픽토그램을 간판에 사용하면 어떨까? 단지 개인의 상업적 목적을 위해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인 도시를 조잡하고 불쾌한 환경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나무 한 그루 더 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간판 하나 제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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