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부품업계 득실 저울질

프랑스 르노사의 삼성자동차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와의 빅딜 무산, 법정관리 사태 등으로 삼성차 공장가동이 중지되면서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지역 부품업계의 경우 매각협상 타결을 적극 환영하는 가운데 생산인력을 신규채용하고 원자재 발주를 서두르는 등 활발한 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지역 업계는 이번 삼성차 인수가 단기적으로는 삼성차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 호재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납품단가 인하압력으로 인한 경영압박, 기술.자금력에 따른 업체간 경기 양극화를 낳을 것으로 전망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부품업체의 삼성차(삼성상용차 포함)에 대한 납품비중은 지난 1998년말 현재 약 100억원으로 업계비중이 0.9%에 불과한 수준.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르노가 향후 3, 4년 이내에 국내 중형차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현대.기아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에 미칠 영향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가 인수한 일본 닛산자동차 부품협력업체를 최근 방문하고 귀국한 세원정공 김문기 사장은 "르노가 3년동안 납품단가를 20%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하라고 요구, 현재 일본 부품업체들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르노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부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경우 연쇄적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 역시 부품부문에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르노의 국내시장참여로 완성차 업계의 납품독점관행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 기술력을 갖춘 업체의 경우 사업영역이 확대되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보여 업체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르노의 삼성차 인수는 GM의 대우차 인수 움직임과 함께 국내 부품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25일 채권단 전체협의회를 열고 프랑스의 르노사가 제시한 삼성차 매각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의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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