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권도전"이총재 비판 노골화

한나라당 중진들이 '키재기'를 시작했다. 5월말로 잡힌 전당대회를 앞두고 25일 강삼재 의원이 총재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회창 총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김덕룡 부총재도 총재경선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강재섭, 서청원 의원과 손학규 당선자 등도 총재경선 출마를 통해 대권후보군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부총재 경선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으로 보이지만 부총재 경선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어떤 행보를 취할 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총선에서 총재경선 출마를 시사했던 강재섭 의원은 부총재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강삼재 의원의 총재경선 출마선언은 당내외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 의원은 이 총재 측의 '대세론'을 정면에서 공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투표한 유권자중 과연 몇명이나 이 총재를 보고 찍었겠느냐"면서 "이 총재는 인간적으로는 포용력 부족, 국가적으로는 비전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 총재의 지도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이어 "당의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대세론에 밀려 총재경선 출마를 꺼리고 있다"며 "나는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소리를 듣고 나중에 무슨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칠 것은 치고 할 말은 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의 박근혜, 정창화, 이상득 의원 등도 부총재 경선을 실시한다면 출마한다는 입장이지만 정 의원의 경우 내심 지역출신 후보 단일화를 통한 표몰이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총재 측에서는 5월31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하고 27일 당무회의에서 확정짓기로 했다. 27일 당무회의의 관심거리는 단연 부총재 경선 실시 여부다. 한나라당의 현 당헌상 총재는 경선을 하도록 돼 있지만 부총재(12명 내외)는 총재가 지명하도록 돼 있어 당헌을 고쳐야 한다. 부총재 경선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이 총재가 공천파동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러차례 부총재 경선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총재 측에서는 경선을 통해 특정후보에게 표가 집중될 경우 이 총재의 지도력이 약화된다는 점과 원 구성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된다는 점 등을 들어 경선을 실시하지 않는 쪽으로 물꼬를 돌리고 있다. 김덕룡·박근혜 부총재 등은 일단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원 구성 이후로 연기하자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경선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지난 주부터 시작한 이 총재의 '전국투어'에 대해서도 가시돋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측에서는 "당권을 쥐고 있는 이 총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력굳히기에 나선 것은 너무하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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