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르노車상륙과 우리의 대응

프랑스 르노와 삼성자동차간의 인수협상안이 채권단에의해 최종 수용됨으로써 외국 자동차 메이커의 본격적 국내진출시대가 열리게됐다. 해외 자동차업계가 단순한 판매 이외에 연구개발과 생산 등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자동차사업 일체를 국내에서 직접 영위하는 것은 르노사가 처음이란 점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은 물론 우리 사회.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같다.

특히 르노사는 초국적 자본에의해 운영되는 세계6위의 거대한 업체인만큼 기아차를 포함 국내시장의 70%를 점하고있는 현대자동차는 벅찬 경쟁자를 만나게되는 셈이다. 또한 삼성차매각을 계기로 현재 진행중인 대우차의 매각협상이 외국의 포드나 GM의 인수로 결말이 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 르노, 대우차인수업체 등의 삼각체제로 엄청난 변화를 맞게된다. 이는 자동차업계가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우리경제전반에 예측하기 어려운 파장을 몰고올 것이다.

이제 삼성차의 매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됐지만 이것이 가져올 국민경제의 이해를 엄밀히 분석하고 장래에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지금부터 우리업계가 해야할 일이다. 아울러 우리 업계와 정부는 삼성차 매각에 이르기까지 입은 국가적 손실을 뼈아픈 교훈으로 받아들여 이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새기는 것도 그에 못잖게 중요하다.

우선 4조여원이나 쏟아부은 삼성차를 총 6천2백억원에 팔아넘기면서 대금지불방법등 타결내용면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감수했던 점은 헐값시비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인수희망업체가 르노 밖에 없었고 그대로 놔둘 경우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문제를 만들고 아까운 시설이 고철로 폐기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과잉투자를 허용한 정부와 차입투자로 이같은 손실을 초래한 삼성은 깊은 반성이 있어야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르노의 한국상륙에대한 우리 업계의 대응이다. 르노의 약속대로라면 연40만대 생산체제구축, 25조4천억의 생산유발효과, 17만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국내자동차업계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돼야하는 것이다. 르노는 삼성차 인수와 더불어 이를 바탕으로 중국등 해외시장개척의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값싼 노동력이나 제공하는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살펴야한다. 현대자동차도 사력을 다해 기술력.품질.마케팅의 수준을 높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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