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들 때문에 버텨왔는데…

"형사생활 18년을 버틴 힘이 탈없이 커온 아이들에게서 나왔는데…"대구 중부경찰서 형사3반 진영철 경사(46)는 지난달 외아들(20·영남대 2년 휴학)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프다'는 아들의 병명은 급성백혈병.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1남1녀를 키우며 모범적인 경찰생활을 해온 진경사의 불행을 동료 경찰관들도 안타까워 하고있다.

진 경사의 아들은 최근 군입대 영장을 받고 입대를 기다려왔으나 불과 며칠만에 머리카락이 하나둘 빠지기 시작했다. 경북대 병원 혈액종양과에서 항암주사를 2차례 맞는 등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백혈구수치가 더욱 내려가고 폐렴증세까지 보여 항암치료조차 중단했다.

수시로 혈액 투석과 혈소판 공급이 필요한 상태. 따라서 치료비가 만만찮다. 투병 한달이 채 안돼 병원비가 600만원을 넘어섰고 폐렴치료 이후 골수이식수술을 거쳐 짧아도 2, 3년 동안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형사생활 18년만에 모은 재산이라곤 조그만 아파트 한 채가 전부다. 이에 중부서 동료 경찰관들이 나서 230여만원을 모금, 25일 진경사에게 전달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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