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개인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컴퓨터 신용대출 확산

'은행원을 통한 안면(顔面) 대출에서 컴퓨터가 평점을 매기는 신용대출로'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담당직원의 잣대에 따라 대출여부나 조건이 판가름났던 종전의 대출관행이 컴퓨터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에 의한 자동심사방식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CSS란=신상정보, 거래정보, 신용도 등을 종합 분석해 대출여부 및 한도를 자동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자신의 신상정보만 입력하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정보 자료가 더해져 대출여부와 조건이 자동으로 산출된다.

대출금 연체사실이 없고 신용카드를 2개 이상 발급받았으며 대출 받으려는 은행과의 거래실적이 많고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이 적을수록 대출할 수 있는 한도는 높아지고 금리는 낮아진다. 이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직업, 소득, 타 금융기관 대출여부 등이다.

△무엇이 편해지나=고객은 간편하고 손쉽게 대출여부를 알 수 있다. 아는 은행직원을 찾아 이 은행, 저 지점을 쫓아 다니며 고개를 숙이는 불편을 치르지 않고도 몇 가지 기본정보 제시로 대출여부는 물론 한도, 금리까지 즉시 알 수 있게 된다. 같은 은행이라도 지점에 따라 대출조건이 달랐던 것도 완전히 없어진다.

은행은 부실화에 따른 책임추궁을 면제받으므로 홀가분하게 대출에 나서는 편리함을 누리게 된다. 적정대출 여부에 대한 심사기능이 CSS에 있으므로 사후 책임에서 자유로와진다. 창구 혼잡을 덜 수 있고 객관적 대출심사로 부실 위험요소를 사전 예방한다는 효과도 있다.

전체적으로 가계신용대출이 CSS 시행 이전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개인 1인당 대출한도도 CSS 이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CSS 시행전인 98년 11월말 가계여신 연체율은 8.5%에 이르렀으나 CSS 시행후 이에 따른 연체율은 1%이하였다. 은행은 그만큼 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는 얘기다. 또 CSS 신청대출 승인율은 70%로 높게 나타나 고객이 더 수월하게 대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도입현황=시중은행 상당수와 일부 지방은행이 CSS를 통한 가계대출을 시행중이거나 곧 도입할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28일부터 본점 영업부를 포함한 190개 전 지점.출장소에서 CSS를 전면 시행한다.

가장 빨리 도입한 곳은 신한은행. 98년 11월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간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 확산됐다. 현재 주요 은행들 중 조흥은행, 주택은행이 시행중이며 지방은행으로선 경남은행, 전북은행 등이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시범운영을 끝내고 상반기 내로 도입할 계획이다.

△은행별 차이점=각종 신용정보를 항목별로 점수화한다는 방식은 같지만 대출한도 및 금리 면에선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표 참조〉

특히 금리책정방식에선 동일금리 적용, 대출금액별 차등 적용, 신용도에 따른 고객별 차등 적용 등 3가지로 나눠지므로 고객은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출한도는 대개 3천만원까지이며 대구은행이 5천만원까지로 다소 높다.

△기타=CSS로 모든 가계대출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직업등급에 의한 신용대출과 거래실적에 따른 통장대출을 병행할 방침이다. 또 대다수 은행은 CSS로 나온 대출한도 이외에 보증인이나 담보를 제공하면 심사를 통해 추가 대출해준다. 물론 CSS 결과에 대해서도 심사를 통한 조정이 가능하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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