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락한 주식시장 어디로 가나

주식시장이 바닥을 알기 힘든 심연으로 계속 침몰함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증시 폭락으로 사상 최악의 폭락사태를 빚었던 주식시장은 '현대 태풍'으로 26, 27일 이틀간 종합주가지수 45.13포인트, 코스닥 지수 12.23포인트씩이 폭락했다.

27일 거래소 시장은 전일보다 21.16포인트 내린 692.0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최저치(종전 4월 17일, 707.72포인트)이며 지난해 5월 25일 698.69포인트 이후 11개월만에 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그룹 위기설'이 진화되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세 확산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이 붕괴돼 거의 1년전 지수대로 되돌아갔다. 이날 외국인들은 2천200여억원을 순매도, '셀 코리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게 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거래소 시장의 폭락세 및 미국 나스닥의 하락 영향으로 전날보다 8.68포인트 떨어진 157.52포인트로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가 150선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6일 159.77을 기록한 이후 6개월만이다. 코스닥 시장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60선 붕괴로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동안의 지속적 폭락세로 거래소, 코스닥 시장 모두 고점 대비 40%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심리적 저항선이 완전히 무너짐에 따라 당분간 쉽게 반등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미국증시 폭락세, 수급불균형, 현대그룹의 유동성 악화설, 금융구조조정 등 대형 악재가 연달아 증시를 강타하면서 주식시장은 완전히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670~680선, 코스닥 지수 15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증시환경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추가 폭락도 우려되는 실정. 국내 증시의 잣대역할을 하는 미국증시가 불안한데다 2단계 금융구조조정과 이로 인한 충격, 무역수지흑자 축소기조,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시장 수급불안 등 국내 불안요인도 잠복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다 투신 등 투자주체들의 보유물량 중 상당부분이 이미 처분된 상태여서 지지선을 형성한 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촉발된 폭락장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차분하고 합리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란 게 증시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충고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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