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애들 학원비를 벌어대느라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앞으로 과외 전면허용으로 얼마나 더 돈을 대야할지 막막합니다"
파출부, 외판원, 직공, 식당종업원, 세차원, 주차원, 신문배달, 산모도우미, 간병인…. 자녀 과외비를 벌 수 있는 길이라면 무엇이든 마다않고 '부업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의 모습이 눈물겹다.
중 2, 고 1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김모(42·수성구 매호동)씨.
7급 공무원인 남편의 월급으로는 한 달에 60만원씩 드는 두 자녀의 학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1년전 월부책 외판원의 길로 나섰다. 오로지 자녀들을 남보다 뒤지지 않게 키워야 한다는 일념 하나였다. 두 자녀가 공부하는 모습만 떠올리면 문전박대도 즐거웠다. 하지만 그 일도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도진 허리통증 때문에 외판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 것도 잠시. 전면 과외허용 바람이 불어닥치자 며칠전부터 불편한 몸을 추스려 파출부 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고2, 중3 두 아들을 둔 주부 최모(42·수성구 매호동)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최씨는 2년째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한다. 오전 7시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남편을 회사에 출근시킨 뒤 쉴 틈도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아파트 앞 생선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회사원인 남편은 아내의 부업을 극구 만류하지만 두 아들의 과외비에 보태는 신문배달 20만원, 동네가게 아르바이트 50만원을 포기할 수가 없다.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 2명과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주부 권모(43·경산시)씨. 월 130여만원의 남편 월급으로 자녀 사교육비는커녕 생계비도 빠듯해 올 초부터 집 인근의 섬유공장에 나가고 있다.
권씨는 "과외 전면허용으로 한달에 40만원씩 들던 사교육비가 얼마로 불어날지
앞이 캄캄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구시 여성회관에 따르면 여성구직 희망자들이 해마다 10%이상 늘어나 지난 한 달간 구직 희망자 150여명 중 파출부, 제과·제빵요리, 산모도우미, 간병인 등으로 60여명 이 취업을 했다. 관계자는 이 취업자중 30대에서 40대 초반 전업주부들이 80%이상이고 취업목적도 주로 자녀 사교육비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담실 관계자는 "과외 전면허용이후 문의전화도 부쩍 늘었다"며 "사교육비를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주부들의 취업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전체 파트타임 직원 81명의 80%인 65명이 30, 40대 주부이며 직원채용시 경쟁률이 워낙 높아 최근 채용방식을 공개채용에서 추천을 통한 수시채용으로 바꿀 정도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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