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허준'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가히 허준 신드롬이라 불릴만 하다. 사극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연일 기록하고 있고,'소설 동의보감'이 베스트셀러에 재진입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가하면,허준선생이 동의보감을 집필했다는 서울 강서구 소재 허가바위를 한의학의 성지로 일궈내겠다는 서울시의 발표도 있었고,경남 밀양이나 산청 등지에서도 각종 축제와 기념관 건립을 계획하는 등 허준 드라마의 파급효과는 실로 전국 각처로 확산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이런 허준 열풍의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드라마의 완성도나 빠른 극의 전개,배역들의 탄탄한 연기력 등을 먼저 꼽을 수 있겠지만,무엇보다도 드라마 속의 허준이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이런 열기를 주도하지 않나 여겨진다. 즉 어느 TV평론가가 밝힌 것처럼 '이 시대가 갈구하고 다시 되살리고 싶은 희생정신과 불굴의 장인정신을 허준이 드라마로 일깨우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언제 어디서든지 가난하고 병든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어떠한 역경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의성(醫聖) 허준. 경제적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풍조나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닫는 오늘날의 세태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허준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수차의 한약분쟁과 최근의 의약분업사태와 관련하여 의약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요즈음이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 우리 주변에서 허준과 같은 인물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런 사람들을 원하고 또 만나고 싶은 열망이 허준 신드롬의 본질이라고 볼 때 아직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고 건강하다고 믿고 싶다.
앞으로 드라마 종결과 함께 허준 열기도 자연스레 식어지겠지만 그의 정신만큼은 의약인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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