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 실종...제풀에 쓰러진 사자군단

삼성으로서는 16일 두산전이 초반레이스 막바지 흐름을 좌우할만한 중요한 일전이었다. 이 경기에서도 최근 삼성부진의 원인이 된 승부근성과 적극성 부족,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야구로 연패를 끊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패인은 두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직접적인 패인은 삼성타자들이'생각하지 않는 야구'로 집중력을 잃은 것. 삼성은 무조건 치고 나간다는 의욕이 앞서 결정적인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거나 상대투수가 무너지는데도 성급한 공격으로 흐름을 끊어 놓았다. 유리한 볼카운트인데도 팀플레이는 생각지 않고 유인구에 속아 찬스를 여러차례 무산시켰다. 8회 무사 1루에서 김한수의 초구 병살타, 7회 1사 1루에서 이승엽의 쓰리볼 후 공격, 5회 1사 1,3루에서 이승엽의 병살타 등 기다리거나 투수를 제풀에 쓰러지도록 했어야 할 때 오히려 상대투수에게 말려들고 말았다.

타자들은 4~5번 타석에 들어서거나 수비를 하면서 또 덕아웃에서 족히 3시간은 상대투수를 연구할 수 있다. 볼배합이나 컨디션은 어떤지 또 결정구는 무엇인지를 분석, 경기가 진행될 수록 상대투수를 힘들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또 선발싸움도 삼성의 완패다. 두산 박보현은 불리한 볼카운터속에서도 유인구로 삼성타자들을 기대이상으로 요리한 반면 삼성의 에이스인 노장진은 자기피칭을 못하고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노장진은 어떤 구질과 어느 코스로 던질 것인지 중심을 잡지못했고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 야수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피칭을 못했다. 두산타선이 워낙 상승세여서 의식이 많이 됐겠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와는 다른 기복이 큰 투구로 에이스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