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통' 허용 검토
대만의 앞으로 어떤 진로를 택할 것인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던 천수이볜 총통의 20일 취임사가 '별탈'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가 또다른 사건 전개에 주목하고 있다.
◇양안 관계=천 총통도 20일 취임사에서 많은 시간을 이 부분에 할애했다. 그러나 그는 "대륙에 무력침공 의사가 없는 한 임기내 독립선포나 양국론 입헌 및 통일과 독립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예민한 사태는 피해 나갔다. 또 과거 국민당의 대륙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임도 암시했다.'조건없는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주장해 온 중국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지만, 야당시절 했던 급진적 주장에서는 상당히 물러선 것. 이때문에 중국 공산당·국무원 공동성명은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서 회피적이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측도 "1개 중국 원칙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고 쌍방의 고위층 상호방문을 실현하자"고 제의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21일 위원 전원이 참석한 회의를 긴급소집,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그는 대만사태와 관련한 정치적 지시와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관측됐다.
대만의 천 총통은 취임 하루 뒤엔 또 한걸음 더 나아갔다. '3통'(통상·통항·통우) 허용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 그의 각료 구성에서도 이러한 정책방향이 잘 드러난다. 외교부는 '양국론'을 입안했던 톈훙마오(田弘茂) 국책연구원장이 맡되, 대륙위원회는 국민당의 차이잉원(蔡英文·여)에게 책임 지웠다. 외교정책과 양안관계가 과거 국민당 정부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
◈국민당이 의회 장악
◇정부 성격=다른 주요 각료 자리 9개도 국민당계로 채웠다. 국가안전회의 비서장 장밍야오(莊銘耀) 일본대표부 대표, 행정원장 탕페이(唐飛), 국방부장 우스원(伍世文), 경제부장 린신이(林信義), 재정부장 쉬자둥(許嘉棟) 등이 그들. 반대로, 집권 민진당은 한직 6개 등 8개의 각료자리만 차지했다.
이에따라 새정부의 주요정책은 국민당 정부나 리 전총통의 노선을 상당부분 계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선거기간 중 천 총통의 당선을 암중 지원해 온 의혹을 받고 있는 리 전총통이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야당인 국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불리한 여건에서 '헤이진(黑金·폭력금권정치) 청산' '작고 효율적인 정부구현' 등 취임사에서 밝힌 대내적 개혁작업을 얼마나 강도높게 추진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對韓관계 개선 시사
◇한국 관계=천 총통은 20일 오후 한국대표단을 접견하며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성장과정과 역경이 나와 비슷하다. 우리는 1992년 한·대만 단교과정과 무관하므로 서로 부담없이 양국관계를 설정할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방한 및 항공재개(復航) 등 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시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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