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들고양이를 잡아라'어지럽게 들어선 식당의 음식 쓰레기와 매, 여우 등 천적의 감소로 팔공산이 들고양이 '천국'으로 변해 생태계가 수난을 겪고 있다.
(사)어린이환경문화단이 칠곡 가산, 경산 와촌, 대구 동구 등 6곳에서 들고양이 실태를 조사한 결과 팔공산 일대에 서식중인 들고양이가 2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특히 팔공컨트리클럽 입구 계곡, 파계사, 부인사 부근 등은 버려진 음식물 때문에 들고양이가 득실대고 있으며 최근에는 팔공산 정상 동봉 부근과 갓바위 일대에서도 들고양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들고양이가 급증한 것은 마구 들어선 식당 때문에 먹이거리가 풍부해진데다 매, 여우 등 천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들 들고양이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토끼, 다람쥐, 뱀, 야생 조류 등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어 생태계 교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적이 드문 팔공산 북쪽 영천 등지에서는 꿩, 비둘기 등 야생조류를 잡아먹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단체 조종칠(40) 사무총장은 "들고양이 행동반경은 수컷의 경우 200ha까지 이르는데다 번식력도 높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들 들고양이들이 한달 평균 2천500~3천마리의 야생 조류.포유류를 잡아먹는 것으로 추산돼 생태계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런 판인데도 대구시와 경북도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마구잡이로 고양이를 잡아들이다가는 동물애호가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을 것이고, 그렇다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고양이떼를 마냥 방치해둘 수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북 영양군 등은 지난해 엽사까지 동원, 고양이 퇴치사업을 벌이다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산 적이 있다.
한편 어린이환경문화단은 21일 철망 형태의 틀 40개를 팔공산 부인사, 팔공컨트리 입구, 갓바위 일대에 설치한데 이어 앞으로 매주 100여개의 포획틀을 놓아 들고양이 퇴치에 나설 계획이다. 잡은 고양이는 한국동물보호협회 등에 보내 불임시술을 한 뒤 방사할 방침이다.
李尙憲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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