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명력은 때로 의학적 한계까지 뛰어 넘는다. 현대의학 조차 치료치 못하는 불치병 마저 인간의 의지는 이겨낸다.
대구시 대명7동 이정덕(65)씨. 전국의 산 가운데 발길 닿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 튼튼한 다리와 심장으로 웬만한 전문 산악인도 따라 잡기 힘들 속도로 정상을 오른다.
그러나, 믿기 어렵겠지만 이씨는 협심증 환자였다. 그에게 이 병이 찾아든 것은 25년 전. 40대 초반에, 먹기만 하고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 때문에 몸무게가 무려 80kg 이나 나가게 됐을 때였다. 그의 키는 불과 160cm.
몇계단만 올라도 숨이 찼다. 협심증이라는 의사의 진단은 사형선고나 다름 없었다. 요즘은 좋은 약에 수술치료까지 가능한 병이지만, 당시만 해도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이었던 것.
"체중을 줄이면 혹시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이씨는 집을 나가 전국의 낚시터를 방랑했다. 일년 열두달 중 열한달을 낚시터에서 채식하며 살았다. 3년이 지나자 몸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고 했다.
이씨는 15여년 전에 낚시터 생활을 그만 두고 등산으로 바꿨다. 운동이 심장병 치료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전국 산을 다녔다. 해 지면 바위틈에서 잠자고, 먹을 것 챙기기 위해 잠시 집에 들러는 것 빼고는 산에서 생활했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파출소에 연행된 적도 있었다.
이제 이씨는 등산에 도사가 됐다. 지난해엔 경남 산청 웅석봉에서 설악산 진부령까지 장장 680km의 백두대간을 혼자 주파했다. 요즘은 직장·단체의 등산모임 가이드를 맡고 있을 정도.
평생의 경험이 압축된 그의 건강비결은 너무나 간단하다. "젊은 사람들이 몸 약하다고 보약 먹는데, 그것 소용없어.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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