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의 문제는 22년 전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침공해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부상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거점으로 이스라엘에 살벌한 테러를 감행하는 극단적 단체인 '헤즈볼라'를 없앤다는 이유로 공격을 감행했었다.
그후 이스라엘은 점령지를 '안전지대'라고 이름 붙여 놓은 다음, 레바논과 자국을 갈라 놓는 완충지대로 이용해 왔다. 또 현지인들로 SLA(남부레바논군)를 조직, 지역을 지배토록 앞잡이로 삼았다.
그러나 인접한 시리아.레바논 및 팔레스타인과의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한 이스라엘은 오랜 세월에 걸친 평화협상을 통해 철군 기회를 포착하려 해 왔다. 레바논에 대해서는 오는 7월7일까지 철군을 약속해 놓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철군이 앞당겨진 지금, 사태는 꼭 좋은 방향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쪽으로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바논을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실세' 시리아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나, 시리아가 SLA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철군을 시작한 것이다. 주로 수니파 회교도로 구성, 이스라엘 점령을 도운 SLA와 부역자들을 강경 시아파 이슬람 게릴라단체 헤즈볼라가 가만 두고 보지 않을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22일 이스라엘군 철군으로 촉발된 남부레바논의 혼란은 유엔 평화유지군 감독 아래 '안전한 철군'을 바랐던 UN의 기대를 무산시켰다. 이날 즉각 소집된 유엔안보리에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중동의 평화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사태가 적절히 수습되지 않을 경우 22년전 이스라엘이 침공할 당시의 일이 되풀이 될 수도 있다"는 이스라엘군 고위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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