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한결같이 한 길을 걸어 온 작가들이 잇따라 회고전을 가져 그들의 예술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계명대 이지휘 교수가 최근 정년기념 회고전을 가진데 이어 대구가톨릭대 김지희 교수는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공예작품 40년전'(대백프라자갤러리, 420-8013)을, 도예가인 계명대 김영태 교수도 11월초 대구문예회관에서 10번째 개인전 및 제자들의 헌정작품전을 계획중이다.
김지희 교수는 '공예작품 40년전'에서 연대별로 특징적인 작품들을 보여준다. 60년대 작품은 자연의 풍요로움을 염색, 실크스크린, 칠보, 도자기 등의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주류를 이루며 70년대는 천연염색의 발굴 및 이론적 체계를 세우기 위한 기초작업과 함께 응용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금속, 염색 등을 이용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80년대는 산수 연작의 작품을 납방염, 호염, 전사염 등의 염색 기법과 반추상적 투명함, 요철감으로 표현했으며 90년대는 옛 여인들이 이어왔던 '보자기-시그마' 연작에 이어 70년대부터 연구해온 천연염색 작품, 즉, 명주, 모시, 무명 등으로 집합, 접기, 재구성, 입체적 오브제 설치와 혼성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광범한 물성에 관심을 보인 작품들을 제시하기에 이르른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린 이지휘 교수 회고전에는 그의 예술 인생을 망라하는 작품들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전, 청주, 유성, 부여 등 젊은 시절 돌아본 산하를 연필로 표현한 작품, 역시 연필로 그린 얼굴 연작을 비롯, 가위로 상징된 작품, 동양적 색채로 표현된 '바람' 연작, 탈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연필의 완만하면서도 날카로운 선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들은 다양한 가운데 무속적, 동양적 느낌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다의적 해석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전시장에서 그는 학생과 관람객들에게 "가위는 남자로도 보이고 여자로도 보이지…"라고 말했다.
지난 88년 이후 오랫만에 개인전을 갖는 김영태 교수는 당초 회고전을 가지라는 주위 권유를 받았으나 때가 이르다고 여겨 회고성격의 개인전을 열기로 했다. 대신 회갑을 맞는 그를 위해 제자들이 그의 영향 아래 제작한 작품들을 모아 '헌정 전시회'를 함께 연다. 그는 12년만에 처음 갖게 될 개인전에서 종래 전통과 현대적 기법을 접목한 작품에서 탈피, 석기시대의 거친 기법을 차용한 독특한 작품들을 준비중이다. 황토와 모래, 재 등을 재료로 유약을 바르고 '치졸한' 문양을 넣은 뒤 가마에 구워 신석기시대 분위기를 재현한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연구과제로 채택, 새로운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시들지 않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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