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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월드컵 치장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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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청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추진중인 가로환경정비 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의 사유재산권을 멋대로 간섭하는 사례가 도를 넘어서고 있어 주민들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수성구청은 올들어 가로환경정비 대상을 일방적으로 선정, 5개 도로변의 3천여개 건물.옥외광고물.공한지 등에 대해 주민 부담으로 단장을 요구하면서 최근에는 경사지붕이 아닌 건물에는 신축 허가를 제때 내주지 않는 등 고압적 자세로 일관, '행정의 횡포'라는 비난이 터져나오고 있다.

구청은 가로환경정비의 세부 항목으로 최근에는 건축물 패션화를 위한 경사지붕 설치, 도로변 자판기 철거, 건물의 유리 선팅 제거, 포도밭 울타리 제거 등 재량행정을 넘는 무리한 규제를 주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성구 범물동 박모(46)씨는 최근 집 부근에 근린생활시설로 5층짜리 건물을 신축하면서 평지붕으로 설계했다가 수성구청의 강압에 못 이겨 경사지붕으로 변경했다.

박씨는"구청 직원이 평지붕으로 하면 허가를 내 줄 수 없다고 버텨 할 수 없이 설계를 변경했다"며 "공사비가 500만원 정도 더 들게 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건축사 김모(43)씨는 "일반주택과는 달리 5층 이상의 근린생활시설 건물은 경사지붕이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도 수성구에서는 유독 이를 고집하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수성구 시지동의 장모(60), 박모(52)씨는 각각 포도밭 울타리와 자판기를 철거하라는 구청의 통보를 받고"도로변에 보이는 것은 다 치워야 할 형편"이라며 불평했다. 가게 옆에 달린 간판을 없애라는 통보를 받은 장모(58·수성구 범어동)씨는"간판을 없애면 주택의 현관 문이 드러나 오히려 미관이 더 나빠진다"면서 "수백만원을 들여 간판을 바꾸도록 하는 구청의 무리한 요구에 주민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 만촌동의 한 학원은 유리창의 선팅을 제거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 구청과 마찰을 빚고 있다.

金敎盛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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