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우삼감독의 미션 임파서블2

'미션 임파서블2'(M:I-2)에서 과거 백발의 피터 그레이브스가 주연한 TV 시리즈물 '제5원소'(Mission Impossible)를 연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밀한 두뇌게임으로 일관했던 원작을 브라이언 드 팔머가 롤 플레잉 게임으로 뒤틀더니 존 우(오우삼)에 이르러서는 오우삼표 '홍콩 발레 액션'으로 흔들어 놓았다. 짜릿하던 '딴딴 딴따~' 시그널 뮤직도 테크노화(化) 됐다.

미국 유타주. 사방이 암벽인 이곳에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맨몸의 사나이가 절벽을 오른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아차 하는 순간 미끄러진다. 간신히 바위 끝에 매달린 남자. 발끝이 짜릿한 전율로 감싼다.

정상에 오른 그에게 선글래스로 임무가 떨어진다. 그리고 "늘 하던 대로, 체포되거나 죽어도 당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이며…. 이 선글래스는 5초 후에 자동폭발…"이란 메시지와 함께, 시그널이 흐른다.

1편에서 동료를 모두 잃은 이단 헌트(톰 크루즈)에게 떨어진 임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유포를 막는 일. 독일인 제조자에 의해 만들어진 바이러스의 해독제가 헌트와 라이벌 관계에 있던 전직 정보원 암브로즈(더그레이 스코트)의 손에 들어간다. 헌트는 삼각관계에 있던 국제도둑 니아 홀(탠디 뉴튼)을 이용해 빼내려고 한다.

바이러스가 없으면 해독제도 필요없다는 것을 안 헌트는 바이러스 제조연구소로 침투한다. 그러나 암브로즈의 일당과 마주치면서 니아 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만다. 다시 해독제를 찾아 나선 헌트. 연적 관계이기도 한 둘은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첩혈쌍웅''영웅본색'의 존 우가 2편의 연출을 맡았다고 했을 때 이미 그 모양은 예상됐다. 존 우는 홍콩 누아르의 총격신에 007 제임스 본드식 장치,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볼거리를 섞어 총체적 교배를 시도했다. 비장미를 노린 슬로 모션, 바닥을 깔아 위로 치켜 올리는 카메라 워크, 액션에 음울한 배신과 로맨스까지 'M:I-2'는 철저히 '오우삼표'를 지향하는 영화다.

'첩혈쌍웅''하드 타겟' 등 그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된 비둘기가 폭발 화염 속에서 헌트와 나오는 장면은 절로 웃음이 터진다. 아크로바트같은 격투신도 그가 아니면 '불가능한 임무'처럼 보인다.

초반 암벽 등반 장면은 꼬리뼈가 자근자근해 지도록 스릴이 느껴진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면서 잦은 슬로 모션이 눈에 거슬렸고, 불가능한 임무가 상투적인 액션으로 흐른 것도 재미를 반감시켰다.

'오우삼 영화'를 즐기는 이들에게 만점이지만, 정통 스릴러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124분. 17일 개봉 예정.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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