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전설의 도시들

기원전 450년 이집트를 방문했던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이집트의 고대 도시 헤라클레이온의 화려했던 생활상과 헤라클레스에게 봉헌된 사원 등 건축물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그리스의 비극과 각종 여행담에도 등장하는 등 기록과 전설에는 이 도시가 기원전 7세기에서 6세기 사이인 '파라오 시대' 말기에 그리스와 지중해의 여러 도시를 연결하며 번영을 누렸던 무역 중심지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도시는 1천500여년간 그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밀턴의 '실락원', 볼테르의 '캉디드'와 같은 문학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16세기 스페인 탐험가들이 빈번하게 언급했던 페루의 '엘도라도'도 마찬가지다. 굉장한 풍요를 상징하며 '황금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이 잃어버린 도시를 찾으려고 수많은 모험가들이 아마존 밀림을 찾아 헤맸지만, 수백년이 지나도록 숱한 사람들이 희생됐을 뿐이다.

최근 외신은 이 두 전설 속의 도시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어 그 신비의 베일이 벗겨질 전망이다. 프랑스의 고고학자 등으로 구성된 발굴단은 이집트 북부 지중해 해저에서 7세기께 수몰된 헤라클레이온의 저택.사원.항만시설.조각상 등 유적들을 원형 그대로 발견, 풍요의 여신 '이시스' 등 일부 유물을 이미 인양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고고학자인 진 사보이와 페루의 고고학자 4명은 페루의 동부 정글인 산 마르틴주에서 가옥.사원.매장지 등이 완벽하게 남아 있는 선사시대의 유적을 발견, 이 도시가 '엘도라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사보이는 차차포야스인들의 잃어버린 도시 '카하마르퀴야'일 가능성도 비쳐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헤라클레이온의 발견은 이집트 투탕카멘 왕릉 발굴에 비견되는 고고학적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양에만도 50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돼 확실한 고증이 기다려진다. 또한 이번 페루의 고대 도시 발굴은 과연 엘도라도가 진짜 황금도시인지, 금가루를 바른 옛 칩차 인디언의 추장을 가리키는 말인지, 그간의 수수께끼를 풀어주고 전설의 실체를 밝혀줄 열쇠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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