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사·학생 80여명은 허수아비인가

행정당국의 탁상행정으로 어린이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북구청은 최근 보건복지부 위탁운영 공립시설인 북구 산격 2동 산격 어린이집에 대해 교사, 학부모 등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쇄를 통보, 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문을 연지 17년째인 산격 어린이집은 지난 3월초 1년 교육과정으로 3~7세 취학전 아동 80명을 모집, 교사 6명이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어린이집 원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자 구청은 교사·학부모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폐쇄해 버렸다.

이에 따라 교사·학부모들은 여러 차례 북구청을 항의 방문, 폐쇄를 중단하거나 최소한 어린이들이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도 문을 열도록 요청했으나 북구청은 운영비 부담, 사립 어린이집 및 유치원 중심의 교육 추세 등을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교사 손영재(29·여)씨는 "학기중간에 폐쇄조치를 내리는 것은 행정당국의 횡포"라며 "어린이집에 다닌지 불과 3개월밖에 안된 아이들이 다른 사립 어린이 집으로 옮길 경우 교육 및 정서발달에 장애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사립 어린이 집은 이미 정원을 초과,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북구청이 어린이집별로 할당한다고 하나 이는 다른 어린이 집에 고통을 줄 뿐"이라고 비난했다.

李鍾圭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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