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응급실 대체 의사 피로 누적 '한계상황'

의사 파.폐업이 3일째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의료 상황이 심각한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구시내 응급실 환자가 21일부터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돌아섰으나 진료 의사들은 피로증을 보이기 시작해 응급실은 물론 입원실 등에서도 의료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인명 희생 등 심각한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경북대병원 응급실 상시 잔류 환자수는 20일 30명 정도에서 60명으로 급증했다. 파티마병원도 비슷한 숫자를 유지했고, 영남대병원 역시 점차 늘어 40명 정도에 달했다. 하루 이용 환자는 21일 경우 동산병원 112명, 가톨릭병원 110여명, 경북대병원 300여명 등에 달했다.

이때문에 병원을 지키고 있는 얼마 안되는 교수 임상의들이 피로가 쌓여 갖가지 의료 누수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생후 2개월된 아이가 폐렴에 걸려 보호자로 동산병원에 왔다는 김모(26.안동)씨는 "어제 네번 했던 병실 회진이 오늘은 오전.오후 하루 두번으로 줄었다"고 불안해 했다. 폐렴으로 입원 중인 파티마병원의 강모(25)씨 역시 "스태프들이 응급실로 가버려 지금은 거의 진료 자체가 없어졌다"고 한 반면, 응급실 진료의사들은 쉴새 없이 밀어 닥치는 환자들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지하철 2호선 공사장에서 21일 사고를 당한 강모씨 보호자는 "한 병원에 갔으나 환자가 위중한데도 응급실 한구석에 눕혀만 놓을 뿐 별다른 조치를 않고 방치, 화가 나서 가톨릭병원으로 옮겨 왔다"고 말했다.

같은날 밤 8시20분쯤 경북대병원에서는 위중한 폐암 환자 김모(경산)씨 가족이 병원측 조치가 부족하다고 강력히 항의, 담당 의사와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 병원에서 두달간 입원치료한 뒤 퇴원, 일주일에 한번씩 통원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아왔으나 주치의(레지던트) 파업으로 치료가 평소의 2배인 4시간이나 걸리고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는 것. 여기다 주치의가 있으면 안해도 될 초음파검사까지 해 치료비 역시 7배나 물어야 했다고 가족들은 주장했다.

이같이 역부족 상황이 깊어지면서 곳곳에서 의료사고를 우려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한 보호자는 "파업이 살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흥분해 했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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