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딸을 이토록 괴롭힙니까"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이모(16.대구시 남구 대명9동)양의 꼬리를 무는 피랍,폭행사건의 범행동기에 대해 부모들이 가슴을 치고 있다. 이 사건은 이양의 주장처럼 수영계 내부의 소행을 비롯 숱한 의문을 낳고 있지만 수사기관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3월말 이양의 첫 피랍 파문 이후 1년여 동안 경찰,검찰의 다각적인 수사가 미궁에 빠진데 이어 최근 또 두차례의 폭행사실이 발생하자 사건 내막에 대한 의혹이 증폭하고 있다.
수영실력이 뛰어난 이양이 국가대표로 뽑혀 서울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2월. 그러나 불과 2개월만에 납치사건에 휘말려 상비군으로 밀려났다. 이후 이양 가족은 납치와 자작극 주장을 번복해 가면서 '수영계 내분에 따른 희생'이라는 주장을 줄곧 펴왔다. 실제 수영계 일각에서는 여자 국가대표가 불과 12명 안팎인데다 대다수 서울출신이어서 지방출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상당했고 지역성과 파벌로 얽힌 수영계 내부의 분란이 끊이지 않은 점을 들어 이양 가족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그러면 과연 범행동기는 무엇일까.
이양은 21일 경찰에서 "지난 4월9일 오후 집부근에서 운동도중 괴한 5명이 '너 때문에 다친 사람이 몇명인지 아느냐' '수영을 않기로 한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며 폭행했다"고 했다. 또 "지난 6일 수영장에서 폭행한 20대 남자 2명이 각각 지난해 납치에 가담했던 남자 1명과 지난 4월의 폭행범 1명과 유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영계 내부가 이양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단서는 아무 것도 없다.
이양은 지난해 납치사건후 "범인들이 남자수영 국가대표인 단모군이 아파트에서 자살한 사건을 자신들의 범행이라면서 피랍사실을 밝히면 가족들도 위험하다고 협박해 경찰에서 자작극이라고 거짓 진술했다"고 말해 수사기관이 더욱 헷갈리고 있다.
이양 주변의 수영 라이벌 및 원한관계 여부도 되짚어 볼만한 대목이 없다.
이양의 전.현 수영감독도 "지난 98년 이후 지역에서 이양외에 여자 국가대표는 물론 국가대표상비군도 나오지 않았다. 또 일요일을 제외하고 밤늦게까지 훈련에만 매달려 다른 사람을 접촉할 기회조차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수영선수로서 앞길이 유망한 한 여고생에게 닥친 3차례의 납치,폭행사건의 실체, 과연 미스터리에 불과한 것인가.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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