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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술 포기'1주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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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6일간 집단폐업은 의료계, 정부, 우리사회 모두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만 남겼다.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을 가장 고귀한 가치로 삼는 의사들이 집단적 이익을 위해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점은 어떠한 설명으로도 용서받기 어려울 것이란 게 국민적 반응이다.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목숨을 잃었고, 미리 진료를 받지 못할 것을 비관한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하면 수술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공포에 휩싸였었다. 그야말로 국민생명을 사지로 내몬 집단행동이었다.의사들은 의약분업으로 인한 임의조제, 대체조제 금지만이 진정한 '의권'이고 그래야 국민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설사 의사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해도 일제히 병원 문을 닫아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국민정서였다.

의사들이 약사법 개정을 얻어냈다고 박수를 쳤지만 그들의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뭉개졌다. 사회적 신망과 존경은 만신창이로 추락, 의사선생님에서 의료기능인 정도로 여기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경북대병원에 입원중인 김모(38·달서구 상인동)씨는 "온몸을 받쳐 환자생명을 보살피는 심의(心醫) 허준은 더 이상 이땅에 없는가"라고 탄식했다.

이번 사태는 또한 힘의 논리를 앞세운 집단이기주의가 뿌리내리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미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한 민주적 결과물(의약분업)을 집단의 힘으로 몰아붙인 의사들의 행위는 시민 가치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지적이다. 대구참여연대는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시민사회의 사회적 합의가 파괴된 점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대구YMCA 김경민 시민사업국장은 "이번 사태로 힘의 논리에 의해 제반 사회개혁에 대한 저항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집단폐업사태의 한켠에서는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을 수일동안 방치한 정부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당초 정부는 의약분업의 한 축인 의료계 목소리를 외면한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하다 의료공백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개선안을 내놓는 등 허둥댔다. 그러고도 대통령이 나서서야 겨우 불길을 잡는 위기관리의 부재를 드러냈다. 사회 각 부문의 불만을 중재하고 공정한 법시행으로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야할 정부가 그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의료 대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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