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서리 청문회 쟁점-"투기목적이라면 강남에 땅 샀을 것"

26일 이한동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정운영 능력, 재산형성 과정, 말바꾸기, 정치역정 등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국정운영 능력="의료 대란은 국정 수행과 조정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야당 측이 공격하자 이 총리서리는 "관계 부처 장관과 노력했고 당정회의에서 나름대로 훌륭한 절충안도 만들었다"며 맞받았다.

그는 또 경제적 식견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고등 고시 선택과목으로 경제학을 선택,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민정당때는 정책위의장을 했던 만큼 기본적인 지식은 갖췄다고 본다"며 "총리는 경제부처가 하는 일을 통괄·조정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응수했다.

대북 강경론자가 아니냐는 질의에는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에 대해선 한번도 반대하거나 비판하지는 않았다"고 잘라 말한 뒤 "다만 북한이 도발을 하고 계속 거부적인 입장을 견지할 땐 채찍과 당근의 양면 정책을 펴야 햇볕정책이 실효성 있다는 취지에서 구체적인 시책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말바꾸기=이 총리서리는 이에 대한 야당 측의 파상 공세를 의식한듯 모두 발언을 통해 "험난했던 우리 헌정사에서 소신으로 일관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경위야 어떻든 말을 바꾼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선수를 치고 나왔다.또 한나라당 탈당 후 자민련 입당이 총재직 내락에 따른 게 아니냐는 질의에 "한나라당을 떠날 때는 내가 맡을 역할이 더 없다는 자괴감이 팽배했다"며 "우리나라의 정당구도를 선진국처럼 보수와 진보 양 체제로 발전시켜야겠다는 꿈도 있었고 내각제 실현을 위해 몸을 던져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총리가 되려면 거짓말도 잘하고 약속도 필요하면 자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면 가치관 혼란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몰아 세우자 이 총리서리는 "세살적 생각이 여든까지 갈 수는 없으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며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산형성 과정=한나라당 의원들이 포천군 일대 수만평 부동산 구입과 관련, 땅 투기 의혹 등을 계속 물고 늘어진데 대해 이 총리서리는 "투기를 하려 했다면 휴전선 가까운 쪽보다는 강남에 땅을 샀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부동산 매입자금과 관련해선 "74년 변호사 개업 6개월만에 1천만원을 벌어 샀으며 당시 법조계에선 전관예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혹시 잘 모르는 재산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청문회를 통해 나도 모르는 재산이 찾아졌으면 좋겠다"며 재산관련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정치 역정=이 총리서리는 정치 입문과정과 관련, "5공때 정계 입문한 뒤 고속 출세가도를 달렸는데 12·12 군사쿠데타와 광주학살 사건에 대해 분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자세한 정보가 없어 정치적 소신을 세울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5공 청문회때야 상황을 알게 됐다"는 식으로 피해갔다.

결과적으로 쿠데타를 방조한 게 아니냐는 추궁에는 "고향에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정치권에 들어갔을 뿐 신군부에 협조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강변했다.

또한 지난 72년 검사시절 수사했던 '고려대 검은 10월단 내란음모 사건' 의 조작 및 고문 의혹에 대해선 "20여년전 사건이어서 세세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서울 구치소에서 조사한 적이 있는 데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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