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빗장이 풀렸다.18세 미만 관람불가 영화는 이번 개방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일본 핑크무비와 폭력영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화가 국내에 상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애니메이션 부문이다. 아니메(애니메이션의 일본 발음)라는 단어가 일반화될 정도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준은 세계적이다. 이미 국내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이 상당한 편. 따라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기술을 감안하면 이번 애니메이션 개방의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칫 국내 애니메이션이 설자리를 잃을 우려도 높아졌다.
3차 개방을 발표하면서 일단 정부는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란 단서를 붙였다. 여기에 포함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약 30편 가량.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지난 97년 개봉된 '모노노케 공주'를 비롯, '붉은 돼지''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이번 개방 혜택을 보게됐다.
또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반딧불의 묘지', '헤이세이 너구리 전쟁' 등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도 국내에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인 정서에 잘 맞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의 경우 대단한 흥행몰이가 예상된다. 지난 97년 일본에 개봉된 '모노노케 공주'는 일본에서 1천만명을 동원했다.이미 일본에서 가장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지브리스튜디오 작품들은 대부분 이미 국내 수입업자의 손에 넘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극영화의 경우 '18세 미만 관람불가'는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그동안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제한한 것에 비하면 일반 극영화 전체로 개방폭이 확대된 셈이다.
이번 조치로 국내 개봉을 준비중인 일본 영화는 올해 제작된 '고질라 2000'을 비롯해 수십여 편에 이르고, 이 가운데 국내 수입업자들이 구매해 놓은 영화는 9, 10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오디션'을 비롯해, 국내에도 소개된 '링'의 속편 '링2', '사국' 등이 국내 개봉을 준비중이다.
오는 8월 일본 개봉 예정인 액션물 '화이트 아웃'과 SF 괴수물 '고질라 2000'도 이미 수입업자의 수중에 넘어와 지난달부터 개봉준비에 들어갔다. 이외 '자살관광버스''키즈리턴''총알발레' 등도 이번 조치의 빛을 보게됐다.
특히 일본에서 14개월 간 장기상영하면서 무려 7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춤추는 대수사선'의 경우 한국내 일본영화의 점유율을 상당부분 높여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흥행성공으로 국내에서도 리메이크된 '실낙원'의 경우 '18세 미만 관람불가' 단서에 묶여 국내 상영 길이 무산됐다.
영화관계자들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일본영화의 국내 흥행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일본 진출에 따른 득실이 있지만 일단 일본영화의 한국영화 잠식은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일본 영화 무차별 사재기 등 부작용과 후유증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