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코니 확장공사에 선택사항으로 치장

주택업체들의 분양경쟁이 과다한 모델하우스 꾸미기로 치달으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있다.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주)청구 사옥 내 '앞산제네스' 모델하우스. 거실과 방이 넓어 보이도록 하기 위한 '확장공사', 빈 공간에 수납장, 실제 시공때와 다른 고급장판, 발코니 옆 수납공간에 별도의 문짝까지. 모두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이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둘러 본 소비자들은 분양상담원들에게 옵션(선택사항)이 어디까지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특히 거실이나 방을 확장했으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본공사때 창호나 새시가 시공된다'는 등의 작은 팻말로 설명하는데 그쳐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아파트 내 곳곳에 '별도시공', '분양가미포함' 등의 명찰크기만한 팻말이 붙어있어 원래 시공때 아파트 내부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정도이다.

김모(43·여·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발코니 공간을 확장해 거실과 방처럼 꾸미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한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또 고용된 도우미들이 사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에게 분양상담을 하는 바람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유모(39·여·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는 "거실을 발코니쪽으로 확장하면 거실의 내력벽 같은 벽체를 철거할 수 있느냐는 데 대해 도우미들마다 대답이 달라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 중인 (주)한라주택의 '한라스카이빌', (주)대백종건의 '대백인터빌'의 모델하우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모델하우스와 비슷한 상태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30평형대의 경우 분양가와 별도로 1천만~2천만원 상당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분양시장이 침체되자 업체들이 각종 선택사항을 도입하고 모델하우스를 고급스럽게 꾸며 분양률을 높이려는 바람에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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