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정상근무하는 노조원이 절반이상입니다"파업이 벌어진 11일 '전면파업' 은행으로 분류된 대구은행의 영업점에는 근무하는 직원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전체 직원의 66%를 차지하는 노조원이 파업으로 모두 빠져 자리의 3분의 2가 비어야 되지만 이날 근무한 직원은 전체의 80%를 넘었다. 특히 공공기관 내 영업점의 노조원은 거의 전부 일했다. 서울 농성장으로 가지 않고 근무중인 노조원이 절반이나 됐다는 얘기다.
대구은행 노조원들은 부서 및 지점별로 파업참가 여부를 의논했다고 한다. 금융노조가 파업을 결정했으므로 지부로서 이를 어길 수는 없지만 조합원 모두가 파업에 참가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판단에서다.
특히 외국인 투자유치가 성사단계에 접어들었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경영실적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어 사실상 금융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굳이 구조조정을 문제삼은 이번 파업에 참여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하나.한미은행 등 구조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들이 불참했고 국민.주택은행 등 우량은행들의 노조원 상당수가 이탈한 것도 자극이 됐다. 한마디로 이번 파업과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공적 자금 투입은행들의 장단에 같이 춤출 이유가 없다는 것.
일부 본점소속 노조원들은 국민.주택은행처럼 '파업불참' 결의를 선언하자는 의견도 냈으나 금융노조에 성의를 보이자는 의견에 밀렸다고 한 조합원은 전했다.
대구은행은 이에 대해 노조원들의 자발적인 판단이며 은행은 간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2대 노조 위원장을 지냈던 김극년 은행장은 "쓸데없이 노조를 자극하지 마라. 정상영업만 이뤄지면 된다"며 파업불참 결의를 이끌어내자는 일부 간부들을 주저앉혔다는 후문이다. 무리하게 노조를 압박해 창구로 끌어냈을 경우의 후유증도 염려했다고 한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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