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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관치금융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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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회사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사상 초유의 금융파업이 노.정 타협으로 수습되는 것을 지켜본 지역 한 은행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금융정책이 쟁점이긴 했지만 금융노조의 협상 파트너가 은행장이 아닌 재정경제부 장관이나 금융감독위원장이었으니 정부가 차라리 그 말많은 지주회사를 세워 국내 전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게 맞겠다는 비아냥이다.

하루 만에 끝났다든지, 이탈한 노조가 적잖았다든지 해서 이번 파업은 정부의 승리로 끝난 듯 하지만 정부가 이를 온전히 기뻐할 계제는 아닌 것 같다.

관치금융 논란은 이번 파업의 핵심사안 중 하나였다. 노조는 관치금융 철폐 특별법을 만들자고 요구할 만큼 관치금융이 심각하다고 봤고, 정부는 관치금융을 하지 않았으니 만들 법도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금융노조 위원장 맞은편 테이블에 재경부 장관, 금감위원장이 마주 앉은 협상판의 모양새는 우리나라 금융의 현주소가 관치금융임을 그대로 증명했다.

기실 더 입맛을 쓰게 하는 것은 관치라는 형식보다도 그 내용이다.

지금까지 재경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금감위원장 등의 언행을 보면 하루가 무섭게 말이 달라지거나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금융 구조조정만 해도 그랬다. 은행 합병에 정부가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게 지난 봄이었는데 정부 주도로 공적자금 투입은행을 지주회사로 묶겠다는 따위의 합병 시나리오를 쏟아낸 것은 여름도 미처 오기 전이었다.

올해 안에 은행 합병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과 하반기 중 지주회사를 통해 3개 은행을 합병하겠다는 발언이 하루이틀을 사이에 두고 뉴스를 타기도 했다.주요 금융정책 결정에서 당국자들이 그렇게 떠받드는 '시장의 논리, 시장의 힘'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금융을 시장에 돌려주지 않고 관료가 쥐고 있는 한 금융기관은 그 최대 생명인 신뢰를 얻기 어렵다. 당국자 말이 일관성을 잃고 오락가락 하면 금융기관의 목숨도 오락가락하게 된다.

파업이야 마무리됐지만 관 주도라는 병폐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금융은 골병만 든다는 생각이 이번 파업을 보면서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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