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배운다-미디어 교육

초중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으로 신문방송반을 진행한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이름하여 미디어 교육. 기존의 미디어 교육이 매체의 활용, 비판에 초점이 맞춰진 까닭에 대부분 미디어 교육하면 비판적 기능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비판적 기능은 미디어 교육 전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신문 방송 체험을 통한 창조 체험. 기자들이 기사를 통해 새로운 신문을 만들고 또 신문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거대한 집단적 창조행위이다. 방송사의 PD, 아나운서, 카메라맨, 작가들의 활동을 통한 뉴스나 작품 역시 전파 매체를 이용한 창조행위이다.

이런 창작 행위들을 교육적 접근법으로 삼는 것이 미디어 교육의 핵심이다. 접근법도 창작 행위를 통한 학생들의 자아 몰입과 그 속에서의 희열을 교육의 원천으로 삼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희열과 집중성을 학습에다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아이들에게 익숙한 매체를 이용해야 한다. 그림, 음악, 인형, 동화, 신문, 방송 심지어 차, 로봇, 블록 쌓기 같은 장난감도 당연히 이용돼야 한다. 이런 매체를 그냥 노는 일에나 시간을 허비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매체를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프로그램 역시 아이들에게 간섭이 되거나 지나친 개입, 교사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법이어서는 곤란하다. 적극적 안내자로서 아이들 스스로 학습 방법과 시행착오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신문 방송 제작과 같은 창조행위를 체험하고 이것이 지역 사회에 혹은 우리 주변에 조그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아이들의 학습은 흥분과 떨림 그 자체일 것이다.

실제 미디어 수업을 해보면 집에 가라 해도 취재한다고 안가는 아이, 한여름 밤에 귀신 드라마 찍는다고 밤 9시에 수업하자고 조르는 아이들, 빨리 기사를 마감하라고 독려하는 편집장, 밤새 쳐 놓은 기사를 다 날려 먹었다고 우는 아이들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디어는 이제 소비자가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제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자녀를 위해 가까운 서점에 가서 미디어교육에 관한 책자를 구해 보면 어떨까 싶다.

김경호(대구 어린이 신문·방송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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