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섭생의 원리-막걸리

한민족의 술 막걸리. 1980년대만 해도 하루 소비량이 20만 말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 후 맥주에 밀렸지만, 근래엔 다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구에서는 과일로 술을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으나, 우리 민족은 효소와 곰팡이를 이용해 술을 담갔다. 삼국시대에는 여인이 곡물을 입으로 씹어서 만든 미인주(美人酒)가 있었으며, 백제 사람 수수보리는 누룩으로 술 빚는 법을 개발해 일본에 전한 것으로 '지봉유설'에 기록돼 있다.

고려시대에는 막걸리·약주·소주 등 다양한 술을 제조했으나, 그 모체는 역시 막걸리였다. 막걸리의 침전물을 가라 앉힌 맑은 술이 약주 또는 청주이며, 증류해 얻는 술이 소주이다.

막걸리는 밀을 갈아 반죽해 띄운 누룩을 고두밥에 혼합해 만들기 때문에, 배꽃 필 무렵 만든 누룩을 사용한다 하여 이화주(梨花酒)라 부르기도 했었다. 이는 다른 술과 달리 효모와 효소류가 살아 있는 식품임을 말하는 것이다. 막걸리 1㎖에는 1억개에서 10억개 정도의 효모가 있다.

이 효모는 단백질·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혈청 및 간장 콜레스테롤을 떨어 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소류는 소화 작용도 돕는다. 막걸리의 침전물은 곡물에서 추출된 소화되지 않는 식이섬유여서, 인체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 준다.막걸리의 장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술을 마실 때 결핍되기 쉬운 콜린, 메티오닌, 비타민B 복합체인 엽산 등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술로 인한 지방간 생성을 억제한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성인병에 잘 걸리지 않고 장수한다는 통계도 있다. 맥주나 양주 보다 건강에 좋은 막걸리를 마시는 것이 어떨까.

김순동 교수 (대구가톨릭대 식품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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