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래식과 애니메이션 만남 환타지아 2000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의 만남, '환타지아 2000'(원제 Fantasia 2000·1999년 작)이 8월 4일 개봉한다.

1940년 작 '환타지아'의 후편. 거의 60년이 지난 세월. 그 사이 애니메이션 기술과 사운드의 발전으로 '환타지아 2000'은 과거 평면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사뭇 장엄한 클래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거듭 났다.

전편에서 가져온 '마법사의 제자'와 새로 선보이는 7개의 단편 등 8개의 옴니버스. 첫 번 째 시퀀스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선을 상징하는 나비와 악을 상징하는 박쥐를 파스텔톤으로 덧칠해 '운명교향곡'의 추상적인 형상미를 재현했다.오토리노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는 소나무 대신 '날아다니는 고래의 전설'로 탈바꿈했다. 초신성의 폭발로 갑자기 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고래들이 하늘을 유영하며 날아다니는 장면은 장엄하기 그지없다.

30년대 뉴욕의 일상을 '미국문화의 용광로'라는 조지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에 얹은 '허쉬필드와 거쉬인의 만남', 쇼스타코비치가 아들 맥심을 위해 작곡한 '장난감 병정'을 안데르센의 동화 '용감한 양철병정'과 맞춘 '뮤지컬로 보는 동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배경음으로 한 '요요하는 플라밍고'….

40년 작 '환타지아'에서 불후의 명편으로 불리는 '마법사의 제자'는 디지털 기술로 재복원한 시퀀스. 마법사의 꼬마 제자인 미키 마우스가 청소중에 꾀를 부리면서 마법 모자를 썼다가 빗자루 떼의 공격으로 곤경에 처한다는 이야기. 오리지널을 본 나이든 관객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장면이다.

미키 마우스의 영원한 짝궁 도널드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노아의 방주의 갖가지 동물들과 소동을 벌인다.

지난 40년 '환타지아'를 발표한 직후 월트 디즈니는 "매년 새로운 '환타지아'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월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60년이 지난 뒤 월트의 조카이자 현 디즈니의 부회장인 로이 디즈니에 의해 '미키의 아버지' 월트의 꿈은 이뤄졌다.

음악 지휘는 제임스 레바인(전편은 레오폴드 스타콥스키). 출연 제임스 얼 존스, 스티브 마틴, 베트 미들러. 미국에서는 아이맥스 전용으로 기획됐다. 러닝타임 75분. 전체 관람가.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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