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선의 봄''전선야곡'등은 참혹한 6.25민족 전쟁의 아픔을 가장 잘 표현한 대중가요로 꼽힌다. 또 전쟁 전후를 통해 생이별의 순간을 잘 포착한건 현인이 노래한 '굳세어라 금순아'가 으뜸이다. 북에서 무작정 넘어온 실향민들의 피난살이 애환을 아리게 표현한건 '이별의 부산정거장'이 압권이다. 이산(離散)이 정착되고 북의 부모를 생각하는 사모곡(思母曲)의 대표격은 역시 김희갑이 곧잘 부른 '불효자는 웁니다'라 할수 있다.
이들 노래속에서도 나오지만 실향민들이 남겨놓은 숱한 애환중 가장 두드러진 곳은 대구의 '교동시장', 부산의'국제시장'이다. 이 대구.부산의 시장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맨몸으로 남하한 실향민들이 주로 영남쪽에 많았고 그들이 당장 생계를 꾸리기엔 가장 손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시장 난전이 급한 돈을 거머쥐기엔 안성맞춤 이기도하고…. 그중 지금의 '교동시장'이 기실 더 알려진 이름은 '양키시장'이다. 피란민들이 주로 구제품이나 참전 미군들의 물품을 사고 팔고 하던 곳이라 입에 익어 그렇게 불렀다. 물론 지금 40대 이상의 장년층은 알고 있겠지만 50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있다. '빈대떡'이나 '냉면'등도 실향민들이 그 시장에서 팔아 대중화된 것이다.
다음달 15일로 다가온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앞서 남쪽 실향민들이 찾는 북쪽가족 친척의 생사 소식이 북쪽에서 명단이 전해지면서 또한번 오랜세월 가슴속에 묻어뒀던 회한들이 분출, '민족의 눈물'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게 올해 109세의 어머니가 북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에 가슴벅차 하는 부산의 71세 장이윤씨 사연이 가장 두드러진다. 돌배기를 둔 21세 신랑이 인민군동원령을 피해 내려온게 생이별 50년, 대구의 78세 최성록씨는 북의 부인과 두딸이 있다는 소식에 만감이 교차하는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포항의 74세 민용덕씨는 부모의 생사확인이 안된다는 소식에 또 눈물부터 흘린다. 83년 KBS이산가족 찾기운동, 85년 적십자회담의 결실로 처음 남북 혈육이 만난지 15년만에 우리는 또 눈물을 흘려야 한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수 없는 인류의 공적 이자 결단코 재발돼서도 안되는 '인류비극'임을 혈육상봉속에서 우리는 다지고 다져야 한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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