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로 오셨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정전으로 TV를 볼 수 없었던데다가 언니의 소식을 기대조차 하지 않고 성서에 사는 막내 동생 강명자(56)집에 놀러가 있던 강성덕(71·여 달서구 진천동)씨는 언론사의 전화와 방문에 의해 언니의 생사를 접하고 기쁨을 가눌 수 없었다.
강 할머니는 국립영화촬영소의 녹음기사로 자리를 지켜야 했던 남편 이재식(75)씨의 "친정에 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뒤따라 가겠다"라는 말을 뒤로한 채 갓 돌을 넘긴 아들과 함께 평안북도 정주로의 피란길에 올라야 했다. 국군의 서울 탈환 소식을 접하고 다시 평양으로 갔으나 살던 집은 이미 폭격으로 폐허가 된 상태였다.
51년 1·4 후퇴때 9남매 중 시집간 둘째 언니 강순덕(75)씨만 남겨둔 채 다시 대구로 피란 온 강씨는 이번에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찾기 위해 이산가족 신청을 했다가 200명의 명단에 오른 후 언니 순덕씨를 추가 신청, 언니의 생사를 확인하게 되었다.
강할머니는 "죽기 전에 만나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꿈만 같다"며 죽었던 사람이 돌아온 것처럼, 다시 태어난 것처럼 기쁘지만 남편의 생사를 알 길이 없어 아쉽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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