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데이 포인트-새 경제팀 정책 방향

진념(陳稔) 재경부장관,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 등으로 짜여진 국민의 정부 제4기 경제팀은 각 경제부처의 역할분담이 분명하면서도 팀워크가 원활히 유지되는 체제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러나 새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강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나 참신한 개혁 아이디어는 기대하기 어려워 기존의 틀을 추진하는 데 머물 가능성이 높으며 개혁 주도권이 행정부처보다는 청와대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 경제팀은 사실상 이헌재(李憲宰) 재경부장관이 금융.기업 개혁을 이끌면서 부처간 역할분담이 불분명했던 3기 경제팀의 구도와는 분명히 다르다.

원래대로 금감위가 금융.기업구조개혁,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개혁, 기획예산처는 공공개혁을 각각 담당하고 재경부는 조정.총괄에 주력하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진 신임 재경장관이 공정거래실장.재무차관.노동장관.기획예산처장관.기아자동차회장 등을 지내 경제팀 전반의 업무와 실물을 잘 알지만 다른 부처에 대한 개입.간섭보다는 통합하고 조정하는 데 비중을 두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영 신임 금감위원장도 모나지 않고 친화력이 강하면서 성실히 업무를 추진하는 '뚝심형'이어서서 다른 부처와의 공조에는 누구보다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 제2기 경제팀 이후 빚어졌던 부처간 불협화음이나 혼선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성(李揆成) 재경장관,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 강봉균(康奉均) 경제수석 등의 진용으로 출범한 1기 경제팀은 비교적 힘의 균형이 이뤄진데다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절박한 목표에 집중하느라 일치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강봉균 재경장관, 이헌재 금감위원장,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 등으로 짜여진 2기 경제팀과 이헌재 재경, 이용근(李容根) 금감, 이기호 경제수석 등의 3기 경제팀은 부처간 견제.개입과 조정기능의 부족으로 갈등이 빚어졌고 업무영역도뚜렷하지 않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역대 어느 경제팀보다 화합과 협조체제가 잘 구축될 것"이라면서 "게다가 재경장관이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부총리로 승격되는 만큼 부처간 업무조율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전의 경제팀들이 추진해왔던 각종 개혁조치들과 경제철학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기 경제팀이 만들어 놓은 2단계 금융.구조개혁의 기본틀과 방향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개혁에 무리수를 두거나 과격한 조치를 내놔 새로 일을 벌이기보다는 기존의 개혁방안들을 이어받아 마무리짓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신임 재경장관, 금감위원장의 업무 스타일뿐 아니라 기획예산처 장관으로기존 경제팀인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옮겨오고 공정위원장에는 이남기(李男基) 부위원장이 승진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예상보다 개혁 드라이브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분석의 근거이기도 하다.

신임 진 재경장관과 이 금감위원장 등은 시장과 금융을 알지만 정통하다고 볼 수 없는데다 상대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게다가 4기 경제팀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얼굴들이 아니어서 개혁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금감위와 재경부가 금융.기업 개혁에 강력히 나서지 않으면서 그 주도권이 청와대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팀워크는 유지하되 청와대의 지나친 독주에 따른 합리적 의사결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경제팀 자체의 팀워크보다는 시장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상황파악과 함께 실효성있는 대응책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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