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산악팀 히말라야 최고봉 초모랑마 도전

푸른 별 지구의 용마루 초모랑마(Qomolangma).세계에서 가장 높은 8,848m로 하늘이 지구와 가장 먼저 만나는 곳. 네팔인들이 부르는 사가르마타나, 티베트서 말하는 초모랑마보다 에베레스트로 더 잘 알려진 세계 최고봉. 티베트말로 '대지의 여신' '세계의 여신'을 의미하는 초모랑마. 영겁의 세월동안 좀처럼 인간의 범접을 허용치 않는 곳. 남, 북극과 함께 지구상 제3극으로 불리는 초모랑마. 정상이 아니어도 좋다. 언저리 어디에라도 한번쯤 가고 싶은 곳이 바로 히말라야 고봉산군의 좌장 초모랑마다.

모든 것을 날려 버릴 듯한 눈바람과 칼날 바위능선, 수직에 가까운 절벽, 가파른 빙벽들 그리고 곳곳에 허연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크레바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변덕스런 날씨, 머리를 쪼개는 듯한 고소증(高所症), 수천미터의 설벽 낭떠러지…이 난공불락의 철옹성 에베레스트 원정역사는 대구 산악인들로부터 쓰여졌다.

1977년 대구산악인 박상열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불과 48m 남겨둔 8,800m까지 올랐다가 산소가 떨어져 하산했고 그가 개척한 길따라 지금은 고인이 된 고상돈이 첫 정상을 밟았다. 그뒤 대구·경북의 산악인 가운데 장병호(88년)·박창우(90년)·김순주(93년)·이인(97년)등 4명이 지구 용마루에 올랐다. 당시 27세로 국내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기록을 세웠던 장병호는 86년 국내서 처음으로 세계 제2위봉인 카라코룸의 K2봉(8,611m)을 올랐던 주인공. 또 김순주는 지현옥·최오순과 함께 여성 산악인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등정기록을 남긴 맹렬 여성.

이처럼 한국 산악활동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기상을 이어받아 대구의 젊은이들이 새천년 깃발 아래 다시 모여 대지의 여신을 만나러 짐을 꾸린다. '새천년 새대구 초모랑마 원정대'(단장 이상시) 아래 달구벌 젊은이 13명이 모인 것. 장병호 원정대장(40)을 비롯, 이준권(39)·윤두환(37)·차진철(35)·박종철(35)·하찬수(33)·김재창(33)·최영민(31)·이성현(27)·신동민(27)·한병엽(27)·배영록(26)·성화철(25), 여기에 의료를 맡은 박무길(56) 의사도 동참한다.

지난해부터 팀을 구성해 젊음을 불태우며 훈련을 거듭해온 이들 원정대는 오는 17일 대구시민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25일 두달간의 원정길에 오른다. 20, 30대의 젊은 혈기들로 꾸려진 이들 원정대는 정상가는 코스도 공격하기 쉽잖은 티베트쪽을 택했다. 전세계적으로도 800명이 넘는 산악인들이 지구의 용마루를 밟는 영광을 누렸지만 주로 네팔쪽으로 공격했다. 그만큼 티베트쪽으로의 초모랑마 등정은 만만치 않았다〈원정코스와 초모랑마 등정루트 참조〉.

따라서 국내서는 77년 에베레스트 초등정후 지금까지 총 32개팀이 세계 최고봉 원정에 나섰지만 이 가운데 중국 티베트 쪽으로 공격한 원정대는 8개팀에 불과할 정도. 또 국내 에베레스트 등정자 30명중 5명만이 티베트쪽으로 올라 초모랑마 등정에 성공했을 뿐이다.

이 단장과 장 대장은 "그동안 10년이 넘게 끊겼던 대구산악인의 히말라야 원정의 맥을 잇고 새천년을 맞아 월드컵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등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대구시의 위상제고와 침체된 지역 산악활동을 되살리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鄭仁烈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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